"신윤복 그림 속 그 갓?" 국립대구박물관 특별전시

기사등록 2020/10/04 15:50:12

오는 12월20일까지 '선비의 멋, 갓' 기획전시

광주 신창동 출도 고깔조각, 서애 류성룡 흑립 등 200여점 공개

경상도 지역 주요 문중 '갓' 처음 소개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국립대구박물관이 오는 12월20일까지 '선비의 멋, 갓' 특별전시회를 연다. (사진=국립대구박물관 제공) 2020.10.04. photo@newsis.com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국립대구박물관은 오는 12월20일까지 '선비의 멋, 갓' 특별전시회를 연다고 4일 밝혔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우리나라 복식 관련 전시를 이어오며 복식문화 전문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한국 전통 모자인 '갓' 전시를 선보인다. 갓을 통해 전통문화에 깃들인 고유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복식문화의 특징 중 과거 '모자의 나라'로 불렸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모자가 이어져왔다. 그 중 갓은 선비의 상징이자 조선시대 문화의 대표격이다.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는 갓의 차양과 은은하게 퍼지는 검은빛과 미색 도포와의 조화에서 조선 선비의 우아하면서도 절제된 미를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선비의 갓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양과 재료로 제작됐던 고대부터 20세기까지 시대를 망라하는 모자를 한 자리에 모았다.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조선 18~19세기경 의성김씨 학봉종택의 갓. (사진=국립대구박물관 제공) 2020.10.04. photo@newsis.com
기존의 자료에서 새로 조사한 경북지역의 갓을 추가해 새롭게 구성했다. 다양한 크기의 갓은 물론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서애 류성룡(1542~1607), 의성김씨, 창녕조씨 등 경상도 지역 문중에서 소장하고 있던 갓을 선보인다.

특히 의성김씨 학봉종택과 경주 최부자댁에서 오랜 기간 보관되던 갓이 처음 공개된다. 이 갓들은 넓이가 70㎝에 달하는 큰 갓으로, 18~19세기 신윤복의 풍속 회화에서도 볼 수 있다.

완성된 갓의 형태로는 가장 오래된 서애 류성룡의 갓과 김진(1500~1580) 초상화, 괴헌 김영 문중의 갓, 창녕조씨 문중의 주립 등 경상도 지역 주요 문중의 갓을 시대별로 전시했다.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다양한 모자를 쓴 조선인들의 모습. The Graphic 1877.4.28.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진=국립대구박물관 제공) 2020.10.04. photo@newsis.com
이번 특별전시는 크게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갓의 기본구성에서부터 의미, 원형까지 두루 살펴볼 수 있다.

입문인 '갓 알아보기'를 통해 갓의 기본구성에서부터 쓰는 방법과 제작 과정, 재료, 갓을 만드는 사람 등 갓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소개한다. 일반적으로 조선시대 남성들이 쓰던 갓을 연상하지만 갓은 모자(머리에 스는 부분)와 차양(챙)이 있는 모든 종류의 모자를 일컫는다.

'갓, 선비의 멋을 더하다'에서 갓의 의미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조선시대 선비가 가진 덕목 중 하나인 '의관정제(의관을 바르고 가지런하게 하다)'는 유교적 가치가 표현된 문화이자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몸(신체)'으로서의 의미도 담겨 있다. 조선시대 중심 사상이었던 유교에서는 정신과 몸은 서로 연결돼 있어 유교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몸으로서의 역할을 중시했다.

때문에 도포를 입고 상투를 올리고 망건을 착용하고 갓을 쓰는 일련의 과정에서 유교 문화와 조선시대 옛 조상들의 자부심이 드러난다.

갓의 형태에서 느껴지는 둥근 곡선과 은은한 색감, 갓의 재료인 말총·대나무가 주는 본연의 아름다움도 전한다. 갓의 멋을 더해주는 갓끈과 정자(정자갓의 끝부분에 부착하는 장식품)등 장식품도 함께 전시된다.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조선시대 영조왕의 도포(道袍). (사진=국립대구박물관 제공) 2020.10.04. photo@newsis.com
이어 '갓의 원형을 찾아서'에서는 한국의 다양한 모자 속에서 갓의 원형을 찾는다.
 
갓은 이미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보일 만큼 역사가 오래된 모자로 알려져 있다. 형태·재료·제작법이 다양하게 바뀌며 시대를 반영해 왔다. 이 중 조선 시대는 갓의 아름다움이 가장 꽃피웠던 시기로, 종류도 가장 많다.1900년대에 조선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의 기록을 통해 한국의 전통 갓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도 들여다 볼 수 있다.

갓과 함께 착용한 도포, 두루마기 등의 복식자료도 흥미롭다. 파계사에 봉헌된 영조의 도포, 영친왕이 착용했던 두루마기는 색과 형태가 잘 보존됐다. 국가민속문화재 제220호 영조왕의 도포와 제265호 영친왕의 두루마기는 11월까지만 공개한다.

국립대구박물관 관계자는 "최근 방영된 드라마의 영향으로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의 관심도 높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갓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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