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자가격리자도 대학별 평가 기회 마련을"
이미 "자가격리자 응시제한" 안내한 대학도 있어
응시자 130만명 추정…"예년보다 더 많아질수도"
"직원 자가격리되면 입학전형 중단될 위험 있어"
수험생 기회 박탈시 전형료 환불 등 후폭풍 우려
대학가에서는 권역별로 감독관이나 방역인력 등을 배치하기 어려워 자가격리자 응시기회를 박탈하는 대학이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조환채 회장(광주교대 입학사정관팀장)은 "대학별 평가는 각각 평가 방법이나 절차가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 형태와 시간이 주어진 수능과 다르다"며 "대학의 환경, 상황, 인적 여건이 다 다른데 교육부의 기준은 일괄적이라 원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내놓은 대학별평가 지원계획에 따르면 전국을 총 8개 권역으로 구분하고 별도 고사장을 마련한다. 대학에는 이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 접촉, 유증상 등으로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수험생에게 가급적 모든 전형에 기회를 주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28일 마무리 된 대입 수시 원서접수 과정에서 이미 자가격리자, 확진자의 응시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고 안내한 대학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 김민수 회장(가톨릭관동대 입학처장)은 "대학별 평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응시가 불가능하다거나 확진자·자가격리자는 전형에 따라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문구를 원서 접수할 때 넣고 수험생 동의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학 입학관계자들은 대학마다 수험생들을 평가하려는 요소나 방법이 제각각이라 권역별 별도고사장에 동일한 환경을 조성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조 회장은 "대학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소 20~30% 이상 관리인력을 더 늘려야 한다"며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경우 평가위원 교수들을 미리 교육시켜야 하는데 한두 달 만에 충원하기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혹여나 감독관으로 참여한 대학 입학 관계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밀접접촉자로 분류될 수도 있다는 점도 자가격리자 응시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길게는 내년 2월까지 진행되는 숨가쁜 입학전형이 중단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김현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입학지원실장은 "자가격리자를 접촉했다가 관리 인력이 감염되기라도 하면 이어지는 입학 전형을 운영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며 "교육부에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수험생들이 원서접수할 때 내는 전형료 외에 다른 예산을 활용해 인력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가격리자에게 대학별 평가 응시 기회를 주지 않는 대학이 늘어나면 수험생들의 심적 부담감도 가중될 전망이다. 시험을 앞두고 자가격리된 수험생이 응시 기회를 박탈당할 경우 소송을 제기하거나 전형료 환불 문제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 대학 입학처장은 "개인적으로는 응시료를 환불해주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대학마다 상황이 달라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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