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면 원격수업 중에도 학생 147명 확진…등교 괜찮나

기사등록 2020/09/15 16:44:32

14일까지 전국 학생 197명·교직원 30명 감염

서울서 이달 들어 '가족 간 접촉' 확진자 27명

지역사회 전파 심해지면 학교로 번질 가능성

방역전문가 "추석 이후 환자 늘 가능성 높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시도교육감협의회 간담회 주요 협의 및 결정사항과  21일 이후 전국 학교 등교수업 방식에 관한 발표를 마친후 나서고 있다. 2020.09.15.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육부가 고심 끝에 21일부터 수도권 유·초·중·고 등교를 재개하기로 결정했으나 학교 밖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학생·교직원이 계속 나오고 있어 교육당국의 고민이 깊다.

방역전문가들은 현재 확진자 수가 감소하는 듯 보여도 추석 연휴에 들어서면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교육부는 그간 교내 감염이 발생했는지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가족 또는 확진자 접촉으로 학생, 교직원이 감염돼 교내 감염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교육당국의 관리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는 이유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 학교 등교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부터 전국 유·초·중은 전교생 3분의 1 이내로 등교 인원을 제한하고, 고교는 3분의 2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원칙으로 등교가 허용된다. 추석 연휴 특별방역기간(9월28일~10월11일) 이후 일정은 교육부가 방역당국 협의를 거쳐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앞서 7월 내놓은 기존의 학교 밀집도 최소화 조치로 복귀하는 것이다. 앞서 13일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하면서 내려진 조치다.

유 부총리는 이날 "코로나19 확진자가 13일째 100명대를 유지하면서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고, 학교의 학생·교직원 확진자도 9월 들어와서는 한 자리 숫자를 유지하고 있다"며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는 데 따른 여러 우려가 있어 등교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도권 전면 원격수업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26일 전후와 비교해 학생 확진자 발생 수는 줄었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19일 하루만에 학생 확진자 26명이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그러다 이달 들어 3일과 5일에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여기에 학부모 돌봄 부담, 학생들의 학습공백 심화도 등교를 재촉하는 요인이 됐다.

하지만 교육부는 수도권 등교 재개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했다. 추석 연휴 특별 방역기간(9월28일~10월11일)을 고려해 일선 시·도교육청과 전날인 14일 밤 늦게까지 협의를 거쳤다.

원격수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학교 바깥에서 감염되는 학생과 교직원이 계속 나왔다는 점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교육부가 매일 내놓는 학생 확진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9월14일까지 전국에서 197명이 감염됐다. 교육부가 뒤늦게 집계한 확진자를 빼도 수도권에서만 최소 147명(74.6%)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학교로 출근해 원격수업을 준비하던 교직원 확진자도 계속해 발생했다. 지난달 26일부터 9월14일까지 전국에서 3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수도권이 22명(73.3%)이다.
9월 들어서는 대다수가 이미 확진된 가족과의 접촉으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교육청이 내놓는 일일 학생 확진자 현황을 분석해보면 9월 들어 확진자로 집계된 학생은 최소 40명이다. 67.5%(27명)가 가족과 접촉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확진됐다. 가족 외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를 포함하면 87.5%(35명)다.

교육부는 심지어 교내 감염 발생 여부와 규모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내 감염 여부는 확인이 안 된다. 방역당국도 '역학조사 자체가 어렵다'고 한다"며 "인력이 부족하고 8~9월 학교가 방학이나 원격수업에 들어가면서 감염 고리를 찾아가기도 버거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등교 제한이 완화되는 21일 이후 '조용한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15일 오전 0시까지 신고된 확진자 2209명 중 25%(552명)가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다. 서울에서는 8월 넷째주(24일~28일) 비율이 31.9%까지 치솟았다.

추석 연휴를 통해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나온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했던 효과가 앞으로 1~2주간 나타나며 환자가 줄 수 있지만, 추석 때 풍선효과로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 다음 증가된 환자는 줄어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역전문가들은 학교 내 방역수칙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학교 내 방역조치를 더 엄중하게 강화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거기서 더 기대할 수 없다"며 "지역사회 전파 추이가 더 심각해지면 학교 내 감염 클러스터(군집)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최악의 경우 법적 분쟁도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현재로서는 10월11일 이후 등교 재개와 12월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행을 위해 방역수칙을 지키는 시민들의 노력에 기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유 부총리는 "추석연휴기간 동안 특별방역지침들을 잘 준수하면 11일 이후에  좀 더 안정적으로 아이들의 등교수업 날짜를 더 늘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해주시는 것이 12월3일 수능을 예정대로 치를 수 있게 하는 힘이다. 적극 협조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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