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 불명 800명대…"의료 붕괴" 우려 속 수도권 2.5단계(종합)

기사등록 2020/08/28 18:54:17

2주간 확진환자 4204명 중 830명 '감염원 조사중'

8월 이후 교회 관련 1460명·모임 및 여행서 158명

정은경 "모델링서 다음주 하루 800~2000명 확진"

수도권 음식점·카페·실내체육시설 등 운영 제한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노원구 빛가온교회 교인과 가족, 방문자 등이 28일 오후 서울 노원구 노원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0.08.28. dahora83@newsis.com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수도권에서 11일째 하루 지역사회 감염 확진 환자 수가 200명을 넘고 최근 2주간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수가 하루 만에 700명대에서 800명대로 증가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에서 확진 환자 1명으로부터 2명 정도가 추가 감염되고 있다며 유행이 억제되지 않는다면 다음주 하루 800~2000명의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정부는 일요일인 30일 0시부터 그 다음 일요일인 9월6일 자정까지 8일간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수준을 2단계보다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음식점과 술집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포장·배달만 가능하며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선 매장 내 음료·음식 섭취가 금지된다.

◇2주간 감염경로 모르는 환자 800명대
 
28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5일 0시 이후 2주간 신고된 확진 환자는 4204명이다. 이 가운데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는 19.7%인 830명이다.

국내 발생 확진자가 155명으로 세자릿수를 기록한 15일 93명에서 16일 117명으로 100명대를 넘어선 감염 경로 조사 중 환자 수는 3일 만인 19일 200명대(220명), 이틀 뒤인 21일 300명대(353명), 그로부터 하루 뒤인 22일 400명대(494명)로 증가하더니 25일 500명대(556명), 26일 600명대(660명), 27일 700명대(764명)에 이어 다시 하루 만에 800명대까지 증가했다. 100명대를 넘어선지 13일 만에 7.1배 증가했다.
  
전체 확진 환자의 절반이 넘는 2186명(52.0%)은 집단 발병 사례였으며 선행 확진자 접촉자도 997명(23.7%)으로 1000명에 육박했다. 해외 입국 확진자 접촉자는 18명(0.4%), 병원 및 요양병원 등은 11명(0.3%)이었다.

해외 유입 확진자는 162명으로 전체 환자의 3.9%였다.

◇수도권 11일째 국내발생 확진자만 하루 200명 이상

추가 전파 위험이 높아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조정시 참고 지표로 활용되는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최근 2주간 4043명으로 하루 평균 288.8명이다. 19일 0시 기준으로 101.9명으로 100명대를 넘어선 뒤 5일 만인 24일 200명대(204.9명)를 넘어선 이후 300명대에 가까워지고 있다.

하루 평균 232명은 수도권에서, 56.8명은 비수도권에서 확인됐다.

수도권의 경우 18일 201명을 시작으로 19일부터 252명→226명→244명→239명→294명→24일 201명→212명→229명→313명→284명 등 11일째 하루 국내 발생 확진자가 200명을 넘고 있다.

비수도권도 20일 50명 이후 71명→76명→93명→57명→52명→78명→121명→75명 등 9일째 50~100명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뉴시스]2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신고된 4204명 중 감염경로를 조사중인 환자는 19.7%인 830명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사랑제일교회 관련 959명 등 8월 이후 교회 관련 1460명 확진

8월 이후 유행을 주도하는 곳은 교회다.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8월 이후 교회 관련 확진 환자만 12개 교회에서 1460명에 달한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959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 203명,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49명, 인천 부평구 갈릴리교회 46명, 인천 서구 주님의교회 39명, 경기 고양시 반석교회 38명, 광주 북구 성림침례교회 31명 등 서울 3곳, 인천 3곳, 경기 3곳, 충남 1곳, 광주 1곳 등에서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이들은 예배 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노래를 부르고 교인 간 1m 이내로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거나 소모임 활동, 식사 등을 해온 것으로 역학조사 결과 확인됐다. 사랑제일교회의 경우 전파가 가능한 증상 발생 이틀 전 확진 환자들이 교회를 찾아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내 발생 확진자 중 상당수가 발생 중인 사랑제일교회와 8월15일 서울 도심 집회 관련 2차 전파가 가장 많이 일어난 곳도 또다른 교회들이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엔(n)차 전파'가 발생한 25개소 150명 중 종교시설이 9개소 74명으로 추가 전파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교회나 기도원 등과 관련됐다.

8·15 도심 집회와 관련 확진 환자로부터 추가 전파가 발생한 6개소는 모두 교회로 30명이 추가 확진된 광주 성림침례교회를 비롯해 서울과 경기 가평군, 충북 청주, 경기 광명시, 경기 양주시 등 6개 교회에서 61명이 추가 감염됐다.

도심 집회와 관련해 정부는 기지국 정보 등을 활용, 15일 집회가 열리던 당시 그 일대에서 30분 이상 체류한 5만여명에게 진단 검사를 안내하고 있다. 27일 오후 6시 기준 5만2406명 중 검사를 받은 인원은 약 23.0%인 1만2053명이다.

◇골프여행부터 각종 모임서도 집단감염

유행의 또 다른 한 축은 단체여행이나 모임이다.

부산 연제구 일가족 관련 확진 환자 16명, 경남 김해시 단체 골프여행 관련 10명, 울산 확진 환자 등 3개 집단감염의 지표환자 3명은 지난 13일 골프장인 울산 컨트리클럽을 각각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골프를 즐기거나 식당을 이용하면서 서로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방역당국은 판단했다.

미신고 방문판매업소로 알려진 서울 관악구 '무한구(九)룹' 관련 확진자도 10명이 늘어 총 66명이 확인됐다. 해당 집단감염은 전남 순천시에서 확산하는 추세로 순천 지역에서만 8명이 추가돼 4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무한구룹발 감염은 순천 내에서 홈플러스, 헬스장 2곳 등 지역사회로 확산 중이다.

서울 구로구 아파트·금천구 축산업체 관련 확진자는 총 33명이다. 지표환자를 포함한 가족이 3명, 직장 접촉자는 23명, 지표환자 거주 아파트 주민은 7명이다. 감염 경로에 대해선 환경 검체 등을 통해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8월 이후 전국 11개 시도에서 모임 및 여행과 관련해 158명이 확진됐다. 식당에서 회식을 한 사람들부터 골프 여행, 속초 여행 등 장소도 다양했다. 방역당국은 감염 전파는 특정 장소가 아니라 가족 이외 다른 사람을 만나는 행위로부터 유발된다며 불필요한 사람 간 접촉을 취소하고 불가피하게 외출 땐 마스크를 꼭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내체육시설 감염, 지역사회로 확산

여기에 실내 체육시설을 통한 감염도 잇따르고 있다.

광주 동광주 탁구클럽 관련 확진자는 2명이 증가해 누적 14명이다. 당국은 현재 감염경로와 접촉자 조사를 진행 중이다.

강원 원주에선 실내 체육시설과 관련해 전날 낮 12시까지 총 64명이 확진됐다. 이 가운데는 명륜초 병설유치원 교사 집단 발생도 연관돼 있다.

원주 실내 체육시설 집단감염에 대해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실내체육시설을 이용한 사람들 중 확진자들이 다수 확인됐는데 이들은 대체로 10~20대의 젊은 분들"이라며 "이들 중 친구, 학교 관계를 통해 친구에게 전파가 되고 이 친구는 가족으로 전파가 일어나고 그 가족의 직장 내에서 전파가 일어났다"고 전파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륜초 병설유치원 교사분을 통한 유치원 직장 내 전파가 일어난 부분을 포함해 실내체육시설에서 시작된 감염의 전파가 다양한 관계를 통해서 개인 간의, 가족 간의, 지인 간의 전파와 다중이용시설, 또 다른 체육시설, 노래방, 피트니스 클럽 등이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주 하루 확진자 800~2000명 될지도"

방역당국은 확진 환자 한사람이 평균적으로 전파할 수 있는 사람의 수, 즉 '감염병재생산지수'를 수도권의 경우 1.5~2 정도로 추정했다. 확진 환자 1명 발생시 최대 2명까지 추가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감염 가능성이 있는 집단과 환자, 노출자, 회복기 환자 등을 수학적으로 계산한 '모델링' 결과는 다음주 확진 환자가 하루 800~2000명에 달할 거란 예측을 던졌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들어 감염병 모델링 전문가들의 유행 예측에 의하면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고 하면 다음주 하루에 800명에서 2000명까지 확진자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8월 이후 국내 발생 확진 환자 수는 4381명이다. 지금도 역학조사를 통한 접촉자 추적 등 방역이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자칫 의료체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정 본부장은 "보건소에서 열심히 역학조사를 하고 있지만 급증한 확진자를 다 따라가면서 접촉자 조사를 파악하고 조치하는데는 한계가 도달한 상황"이라며 "의료적인 대응 부분에서도 열심히 병상을 확충하고 생활치료센터를 늘리고 있지만 이런 증가 속도가 지속된다고 하면 의료시스템의 붕괴도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밤 9시 이후 음식점 배달만·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테이크아웃만
[서울=뉴시스] 정부가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를 차단하기 위해 거리두기 단계는 2단계를 유지하되 오는 30일 0시부터 9월6일 자정까지 방역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결국 정부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수준을 2단계에서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일주일 수도권 확진자의 38.5%를 차지하는 20~40대를 중심으로 최근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음식점, 카페, 실내체육시설 등의 운영을 제한하는 '핀포인트(pin point)' 조치로 사실상 2.5단계 거리 두기에 나섰다.

일요일인 30일 0시부터 다음 일요일인 9월6일 자정까지 8일간 수도권 소재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제과점에 대해서는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만 허용한다.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에 대해서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매장 내 음식·음료 섭취를 금지하고 포장·배달만 허용하는 핵심 방역수칙을 의무화한다.

헬스장, 당구장, 골프연습장 등 모든 실내체육시설도 집합금지 조치를 실시한다.

수도권에 소재 학원은 31일 0시부터 6일 자정까지 비대면수업만을 허용하고, 독서실과 스터디카페도 집합금지 조치를 실시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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