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스톱, 일자리 붕괴, 경제 타격"…3단계 우려
2단계 유지 중요성 강조…"불편해도 복귀 지름길"
"종교 자유, 피해 입히면서까지 주장 못해"…경고도
극복 과정을 고려할 때 일상 생활의 전면 중단을 의미하는 3단계 격상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겪을 유·무형의 심대한 타격을 감수하는 것보다는, 현재의 부분적 일상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여러모로 바람직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지금의 비상 상황을 타개해 나가는 힘은 방역의 주체인 국민에게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른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방역에 협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 어디서나 마스크 쓰기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지금 단계에서 막아내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될 수밖에 없다. 3단계 격상은 결코 쉽게 말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이 일부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 유통되고 있는 '3단계 조기 격상론'과 달리 극히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은 오직 방역 관점에서만 현재의 국면을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확산세가 안정된 이후 회복 과정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국정 최고 책임자의 시각이 반영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일상이 정지되고, 일자리가 무너지며, 실로 막대한 경제 타격을 감내해야 한다. 의료 체계까지 무너질 수 있다"면서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 주시길 바란다"고 거듭 호소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함께해 주신 덕분에 우리는 아직까지는 코로나를 우리 방역의 통제 속에 둘 수 있다는 전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조기에 이 비상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직장과 학교, 문화와 종교 등 모든 활동에서 일상으로 가장 빨리 복귀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재택 근무 활성화, 원격 수업에 따른 입시 혼선 우려 등 당장 생활 속 불편함이 적지 않지만 국민들의 자발적 방역 참여만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궁극적인 방법이라는 인식이 묻어 있다. 일반 국민들 속에서는 주말 간 '집콕' 인증 사진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는 등 자발적 방역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확산 저지에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할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집단행동은 결코 지지받을 수 없다"면서 "코로나 위기 극복에 우선 합심하고, 상황이 안정된 후 대화로 해법을 찾자고 내민 정부의 손을 잡아 주기바란다"고 당부했다.
비록 전날까지 400명대에 육박했던 확진자 수가 이날 260명대로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의 비중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고, 거리두기 2단계의 효과가 제대로 확인될 때까지는 적어도 현재의 의료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사랑제일교회발(發)' 방역 방해와 그로 인한 피해 상황을 일일이 열거한 것도, 한층 강경한 어조로 대응의 뜻을 밝힌 것도 돌이키기 힘든 경제적 타격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어 "이미 국민들에게 끼친 피해가 너무나 크다. 다수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해치고, 일상을 멈추게 했으며, 경제와 고용에도 큰 타격을 줬다"면서 "한숨 돌리는가 했던 여행과 공연 등 서비스업에 치명타가 됐고, 심지어 집중호우 피해의 복구조차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떤 종교적 자유도, 집회의 자유도, 표현의 자유도 국민들에게 그와 같은 엄청난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 안전과 공공의 안녕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공권력의 엄정함을 분명하게 세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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