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따구 신고' 조사하니 '가정하수구 나방파리 유충'

기사등록 2020/07/20 17:10:41

수돗물 유충 사태 후 오인신고 잇달아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 전달하지 못한 탓

파주 운정신도시의 한 아파트 화장실에서 발견된 나방파리 유충. (사진=파주시 제공)
[파주=뉴시스] 이호진 기자 = 인천지역 수돗물에 이어 타 지역에서도 수돗물 유충 관련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일반 가정 하수구에서 쉽게 발생하는 나방파리 유충 등을 수돗물 유충으로 오인 신고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20일 국립생물자원관과 파주시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 수돗물에서 곤충 유충들이 연달아 발견되면서 인천시가 관련 대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서울과 경기, 부산 등에서도 유충 발견 신고가 계속 접수되고 있다.

경기북부 각 지자체들도 수돗물 유충 사태가 지역까지 확산되지 않도록 수돗물 공급망과 정수장·배수지 관리상태를 점검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오전 9시까지 경기도 각 시·군에 접수된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는 4개 시·군에 14건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화성시 9건, 시흥시 1건, 광주시 2건, 파주시 2건으로, 신고지역을 중심으로 추가 신고가 계속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화성에 이어 파주에서 접수된 유충 중 일부도 가정 내에서 쉽게 발생하는 나방파리 유충으로 확인되면서 유충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해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립 생물자원관의 확인 결과 전날까지 화성시 아파트와 주택 등에서 발견된 유충 관련 민원 9건 중 2건은 이물질 의심, 1건은 오인신고, 나머지 6건은 나방파리 유충으로 조사됐다.

또 전날 파주지역 아파트에서 발견된 유충 2마리도 모두 나방파리 유충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날 경기도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추가 신고 3건 중 1건도 집파릿과 유충인 것으로 확인된 상태다. 나머지 2건은 아직 확인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같은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나방파리 유충이 잔류염소가 있는 수돗물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으로, 이를 통해 수돗물을 통한 유입과 가정내 배수관를 통한 유입을 판단할 수 있다.

[의정부=뉴시스] 가정에서 쉽게 나타나는 나방파리 성충. 주로 습한 욕실 배수구 등에 알을 낳고 오물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07.20.  asake@newsis.com
일반적으로 깔따구류 유충은 머리 부분이 뭉툭하고 육안으로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머리와 몸통의 경계가 확실하다. 크기는 0.5~1㎝ 정도로, 몸통은 길고 붉은색을 띠는 경우가 많다. 또 몸 앞뒤로 돌기형태의 작은 다리가 붙어있다.

나방파리 유충은 0.5~1㎝ 크기에 머리 부분이 몸통보다 조금 작고, 꼬리에는 물속에서 외부 공기를 흡입하기 위한 관처럼 생긴 가느다란 호흡관이 붙어 있다. 몸통은 주로 흰색과 옅은 노란색으로, 어느 정도 성장하면 머리와 꼬리 부분이 검은 색을 띤다.

나방파리 유충과 함께 오인 신고가 많은 종은 실지렁이 종류로, 물에 서식하지는 않지만 욕실에서 키우는 식물에 물을 주다가 배수과정에서 흘러나와 실지렁이를 유충으로 오인해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

또 집파릿과 유충은 구더기 형태여서 쉽게 식별이 가능한 만큼 발견 시 주변을 청소하는 것만으로도 추가 유충 발생을 막을 수 있다.

파주시 관계자는 “오늘도 추가 신고 3건이 접수돼 현재 확인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수돗물에서 유충이 흘러나왔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며 “가정에서 나방파리 등이 목격되는 경우 배수구에 베이킹 소다나 뜨거운 물을 흘려보내 유충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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