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의회 의장 등 유명 정치인들 휴대전화, 스파이웨어 공격 당해
이스라엘 기업이 만든 스파이웨어, '정부 고객'에게만 판매돼
영국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로저 토렌트 카탈루냐 자치의회 의장과 다른 정치인 2명의 휴대전화가 지난해 스파이웨어를 통해 공격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스파이웨어는 범죄자와 테러리스트 추적을 위해 정부에만 제공되는 것이어서, 스페인 정부에 의한 정치 공작이 의심되고 있다. 2017년 카탈루냐 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조직화한 안나 가브리엘 카탈루냐 하원의원과 카탈루냐 독립 지지 활동가 조디 도밍고 등 다른 2명의 독립 지지자도 표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은 가디언과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의 공동조사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국내 정치를 위한 스파이 공작 활동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스파이웨어는 왓츠앱 소프트웨어의 이전 취약점을 악용해 운영자가 이메일, 문자 메시지, 사진 등 목표 대상의 휴대전화에 있는 모든 것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전화기의 녹음 기능을 이용해 도청도 할 수 있게 해준다.
공격을 당한 정치인들은 배후에 '스페인 국가(정부)'가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불법적으로 그런 일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왓츠앱은 이번 공격이 2019년 4~5월 2주 간에 걸쳐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이스라엘 기업 NSO그룹이 판매한 '페가서스' 스파이웨어는 총 1400여명을 표적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언론인, 모로코의 인권 운동가, 외교관, 고위 공무원 등 시민사회 구성원 100여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왓츠앱은 미국에서 NSO 그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NSO그룹은 자사의 스파이웨어가 테러리스트와 다른 범죄자들을 추적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정부 고객들에게 판매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스페인 총리실은 카탈루냐 의회 의장인 로저 토렌트, 안나 가브리엘 전 하원의원, 운동가 조디 도밍고 등이 해킹의 대상이 됐다는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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