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독식한 與, 공수처 '7월 출범'에 속도 조절 나서나(종합)

기사등록 2020/06/30 17:57:58

與 원내지도부 회의서 공수처 공개 발언은 자제

"이견 있는 법은 대화로, 단독 드리블은 않겠다"

후보자 결정권 통합당에…"野 후보 공수처장으로"

강경론도 여전 "협조할 리 만무, 수단 강구해야"

강온전략 구사…"이해찬은 채찍, 정상적이 좋아"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6.30.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훈 한주홍 윤해리 기자 =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한 더불어민주당은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다음 과제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7월 출범을 내걸었다. 이해찬 대표는 공수처법 시행일인 내달 15일에 맞춰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에서 출범을 방해하면 공수처법을 개정해서라도 밀어붙이겠다는 압박성 발언까지 내놨다.
 
다만 여당 내에서는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따른 야당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또다시 공수처 문제로 충돌할 경우 정국 파행이 장기화하고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대화로 풀어가야 한다는 기류도 있다.

'공수처 대전'을 앞두고 있는 민주당은 30일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수처 관련 발언은 하지 않았다. 대신 박성준 원내대변인이 원내 지도부의 의중을 전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회의 종료 후 기자들을 만나 "(기자들이) 공수처 관련 질문을 하는데 원칙적으로 여야 쟁점 있는, 이견 있는 법에 대해서는 여와 야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점차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한마디로 단독 드리블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내달 15일 출범 가능성에 대해 "물리적으로 현재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수처법을 현재 개정하거나 그럴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에 관해서 해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속도 조절론에 힘을 실은 것이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제379회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정보위를 제외한 11개 상임위원장이 선출될 예정이다. 2020.06.29. mangusta@newsis.com
통합당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 단계부터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통령에게 추천할 후보 2명을 선정하기 위한 추천위원회를 꾸려야 하는데 전체 추천위원 7명 중 2명이 교섭단체 야당 몫이다. 위원 추천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추천위를 주저앉힐 수 있는 것이다. 

추천위가 구성돼도 7명의 위원 중 6명이 찬성해야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이 가능하다. 야당 몫 추천위원 2명이 '비토'하면 추천 자체가 불가능하다. 공수처장 후보자 선정 결정권을 야당이 쥐고 있는 셈이다.

김 수석부대표는 "야당이 공수처장 추천위원이나 후보자를 가장 공정하고 정의로운 후보로 선정하면 그분이 1기 공수처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수처장은 통합당 몫으로 주겠다는, 일종의 절충안을 야당에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강행론 역시 만만치 않다. 특히 이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법률로 정해진 공수처 출범이 불과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공수처는 법률이 정한 시한 안에 반드시 해결하겠다"며 "통합당이 공수처 출범을 방해한다면, 법 개정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서라도 할 것"이라고 강행 방침을 밝혔다.

박범계 의원도 페이스북에 "통합당은 오로지 야당만의 추천에 의한 공수처장 주장에다 공수처법 위헌 확인 헌법소원제기까지 했다"며 "당연히 오는 7월15일에 법상 출범해야 할 공수처 설치에 야당이 협조할 리 만무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공수처가 제때 출범하게 할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이해찬 대표께서 말씀한 공수처법 개정도 포함해서"라고 촉구했다.

당내에서 공수처 출범을 두고 강온 전략을 구사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고위전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일종의 당근과 채찍 같은 것으로 이 대표는 채찍을 구사한 거다. 그래야 (통합당이) 협상에 들어올 것 아니냐"라며 "추천을 해서 비토권까지 행사하는 걸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추천 자체를 안 하는 건 법을 악용하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강 수석부대변인은 "그런 것에 대한 우려가 있으니 이 대표가 채찍의 의미로 우리도 다른 방법으로 하겠다고 말씀하신 것이라고 해석하면 된다"며 "정상적으로 추천해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남기명(왼쪽) 공수처 준비단장 이찬희(오른쪽) 변협 회장이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준비단 주관 대국민 공청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6.25. photo@newsis.com
그러면서 "법이 만들어진 취지대로 운영해보고 문제 행위가 생기면 법을 바꾸는 게 일반론이다. 그런데 하기도 전에 법을 바꾼다는 건 옳지 않은 것"이라며 "(통합당이) 정상적으로 하면, 우리도 정상적으로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통합당을 향한 일종의 압박이라는 분석이다. 아직 구체적인 시도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법 개정을 언급하는 건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상임위원장 전석 싹쓸이로 여당 독식에 대한 비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정말로 미래통합당에서 협력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법을 개정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며 "우리 당 입장에서는 공수처법, 7월15일에 출범하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에 그 기한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는 것이 국회의 책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대한, 하여튼 기간 안에 미래통합당을 설득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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