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회의장에 공수처장 후보 추천 요청
"7월15일까지 임명해야 출범 따른 절차 완료돼"
통합당이 거부권 등 행사하면 후보 추천 불가능
여야, 추천위원회 구성 관련 규칙안 놓고 충돌
"원 구성 협상도 일단락되기 전에 뇌관 건드려"
"공수처 출범 동의할 수 없어…괴물 사법기구"
"野의 '사법장악' 주장은 스스로를 폄하하는 것"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박병석 국회의장 앞으로 공수처장 후보 추천 요청 공문을 보내며 공을 국회로 넘겼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공수처법 시행일인) 오는 7월15일까지 공수처장을 임명해야 출범에 따른 절차가 완료된다"며 대통령의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문제는 국회다. 당장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원회)도 꾸려지지 않았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추천위원회는 ▲법무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여당 추천 위원(2명) ▲야당 교섭단체 추천 위원(2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되는데 미래통합당이 위원 추천을 미루는 모습이다.
추천위원회가 꾸려지지 않으면 공수처장 인선 작업은 진행될 수 없다. 대통령은 추천위원회에서 올린 공수처장 후보 2명 가운데 1명을 지명해야 한다. 인사청문회는 그다음이다. 추천위원회가 가동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구조인 것이다.
또한 추천위원회가 꾸려진다고 하더라도 공수처장 임명에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다. 7명의 위원 중 6명이 찬성해야 공수처장 후보가 될 수 있다. 야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후보를 선출할 수 없게 된다.
당장 여야는 추천위원회 규칙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발의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운영 규칙안은 '요청 기한까지 위원 추천이 없으면 국회의장은 교섭단체를 지정해 위원 추천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야당의 비협조로 추천위원회 구성이 무기한 연기되는 사태는 막겠다는 취지다.
유상범 통합당 의원이 같은 당 의원 42명을 대표해 발의한 이 규칙안은 야당 몫 추천위원 2명을 의석수에 따라 추천하도록 규정했다. 또한 교섭단체에 의해 추천된 위원이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국회의장에게 재추천할 수 있고, 국회의장은 1회에 한해 응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당 측에서 야당의 위원 추천 거부권 행사를 무력화할 수 있는 규칙안을 발의하자 야당 측에서 여당 몫 추천 위원을 견제하기 위한 규칙안을 내놓으며 응수한 것이다.
통합당 의원들은 정부 여당의 공수처 출범 강행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어 향후 정국도 난항이 예상된다. 공수처 출범 문제는 법제사법위원장 쟁탈전과도 맞닿아 있어 향후 대립은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김기현 통합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 요청 사실이 알려진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와 야당을 무시하는 듯한 모습은 협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원 구성 협상이 일단락되기도 전에 공수처장 추천이라는 뇌관을 건드린 대통령의 요구를 좋은 방향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공수처를 '강행'한다는 야권의 비판에 대해 "국회가 추천하지 않으면 대통령의 임명권 행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런데 어떻게 강행하는가"라며 "청와대는 공수처 출범을 완료할 수 있도록 법이 정한 절차를 지켜달라고 촉구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특히 "야당은 공수처장 추천 요구를 사법 장악 의도라고 공식 주장했다. 스스로를 폄하하는 주장"이라며 "공수처법을 제정한 것도, 시행일을 정한 것도 국회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권도 국회에 있다. 더구나 야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후보자를 추천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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