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특허공방' 삼성·애플, 동시 피소…삼성 "대응예정"(종합)

기사등록 2020/06/27 15:00:00

원특허보유 네오노드, 삼성·애플 상대로 동시 소송

네오노드는 삼성이 애플과 소송서 '선행기술'로 언급한 업체

삼성이 애플에 방어하려 내세웠던 근거가 소송 빌미돼

난처해진 애플…네오노드 특허 부정하면 자사특허도 부정하는 셈

【쿠퍼티노=AP/뉴시스】 사진은 애플의 필 쉴러 글로벌 마케팅 부사장이 2017년 9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신사옥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아이폰 출신 10주년을 맞아 홈버튼 없는 애플의 '아이폰X' 등 신제품을 공개하고 있는 모습. 스웨덴 터치스크린 기술 전문업체 '네오노드'는 지난 6월 8일 삼성전자와 애플을 상대로 미국 텍사스 서부지역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아이폰 X시리즈는 특허를 침해한 기기에 포함됐다.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스마트폰 '밀어서 잠금해제' 기능의 특허를 두고 지난 2012년 소송을 벌였던 삼성전자와 애플이 같은 기능에 대해 스웨덴 업체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블룸버그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스웨덴 터치스크린 기술 전문업체 '네오노드'가 지난 8일 삼성전자와 애플을 상대로 미국 텍사스 서부지역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지난 8일 소송을 당했다"면서 "소장을 확인한 뒤 대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네오노드는 자사가 보유한 기술인 '밀어서 잠금해제' 기능을 삼성과 애플이 허락없이 사용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오노드는 애플과 삼성 간 특허 소송 때 '선행기술'로 여러 차례 거론된 업체로, 소송 결과를 결정짓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 2012년 삼성전자를 포함해 안드로이드 진영이 '밀어서 잠금해제'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삼성은 애플 아이폰에 적용된 잠금해제 방식은 이미 네오노드 단말기에 적용됐다며 '선행기술'이라 주장했다. 애플이 '밀어서 잠금해제' 특허를 출원하기 이전인 2005년 네오노드가 비슷한 기능을 장착한 'N1m' 휴대폰을 출시했다는 것이다.

이후 애플은 2015년 독일 연방대법원에서 '밀어서 잠금해제' 특허권 무효화 판결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수년 간 '애플 특유의 혁신'으로 강조해온 잠금해제 기능을 없애고 홈버튼을 누른 뒤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을 선보였다.

양사 간 '특허 공방'은 막을 내렸으나, 이번에는 네오노드가 두 업체를 문제 삼았다.

고소장에 따르면, 애플과 삼성은 과거 특허 소송을 벌이기 전부터 네오노드의 특허를 알고 있었지만 무단 사용해왔다.

【쿠퍼티노=AP/뉴시스】지난 2009년 6월24일 자료사진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 전경. 미 연방법원이 27일(현지시간) 애플 아이폰을 모방해 자사의 특허를 침해한 삼성전자의 일부 구형 스마트폰 모델들의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애플의 요구를 기각했다. 2014.08.28
네오노드는 밀어서 잠금해제와 관련, 2개의 특허를 근거로 삼성과 애플의 특정 기능들을 문제 삼았다.

삼성의 경우 스마트폰 첫 화면에서 밀어서 잠금해제하는 기능, 전화가 올 때 아이콘을 밀어서 받거나 거부하는 기능이 문제가 됐다. 애플은 화면을 위쪽으로 쓸어 올려 잠금을 해제하거나 다시 쓸어 내려 제어센터를 불러 오는 기능이 지적을 받았다.

이와 함께 양사 모두 '스와이프 타이핑'이 문제가 됐다. 스와이프 타이핑은 손가락을 떼지 않고 원하는 철자를 이어서 쓸어 나가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입력하는 기능이다.

애플은 아이폰 X시리즈, 아이폰 11시리즈, 아이패드 프로 3·4세대 등이 특허를 침해한 기기에 포함됐으며 삼성은 갤럭시 S시리즈, A시리즈, 노트 시리즈, 태블릿인 탭 시리즈가 포함됐다.

네오노드는 소장을 통해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부터 '밀어서 잠금해제' 특허를 알고 있었다"며 삼성이 애플과의 소송에서 애플의 특허를 무효화하기 위해 네오노드의 선행 기술을 내세웠던 점을 강조했다.

삼성이 애플에 방어하기 위해 내세웠던 근거가 오히려 이번 소송의 빌미가 된 것이다.

애플은 네오노드의 특허를 부정하면 자사의 비슷한 특허도 함께 인정하지 않는 셈이 돼 입장이 더욱 난처하게 됐다. 또 패소할 경우 타사 특허를 가지고 안드로이드 진영을 '카피캣(copycat)'으로 몰아갔다는 비판도 받을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zzli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