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제2의 중수부 되선 안돼"…공청회서 집중논의

기사등록 2020/06/25 18:21:25

"공수처 내부에 수평적 시스템 도입해야"

수사·공소부 분리, 이의심사위 설치 제안

피의자 인권 보장하는 '인권수사' 필요해

공수처 준비단, 논의 적극 반영할 예정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준비단 주관 대국민 공청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2020.06.25.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가윤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예정일을 한 달여 앞두고 열린 공청회에서 공수처 내부 견제 방안에 대한 논의가 나왔다.

막강한 권력기관이 돼 자칫 '옥상옥(屋上屋)'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 공수처가 '옥외옥(屋外屋)'이 되기 위해선 수평적이고 상호견제적인 시스템을 내부에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5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선진 수사기구로 출범하기 위한 공수처 설립방향' 공청회에서 발제를 맡은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같은 주장을 내놨다.

한 교수는 '공수처 내부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공수처는 검찰 위 군림하려는 것이 아니라, 검찰의 밖에서 검찰이 못했던 독립적인 수사와 기소를 할 수 있는 조직"이라며 "견제와 균형의 원리 등은 검찰과 경찰, 공수처 사이에 필요한 원리일 뿐 아니라, 공수처 내부에서도 필요한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공수처 내부부서는 수사부와 공소부로 나누고, 수사부는 기소에 관여하지 않는 수사관과 그 부서장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는 검찰 내 수사와 기소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는 추미애 법무부장관 제안과 결이 같다.

또 공수처 내부의 수사관이나 검사의 이의제기를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수사이의심사위원회 설치도 제안했다. 최근 대검과 검찰이 '상의하달'의 일방적 지시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처장과 차장의 지휘권도 절제돼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공수처가 제2의 검찰이나 중수부가 돼서는 안 되고, 청와대나 정치 권력의 영향을 받아서도 안 된다"며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는 조직이 구성돼야 하고 과거 검찰의 특수부가 해왔던 잘못된 수사 방향에서 완전히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청회에서는 조사를 받는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도 다양하게 논의됐다.

'적법절차 확립과 인권친화적 수사체계 구축'을 주제로 발표를 한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은 "공수처는 지금까지 수사기관에서 다소 소홀했던 진술거부권 등 피의자 인권을 보장하는 '인권친화적' 수사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출석요구 시 사건관계인의 예측가능성 및 편의 도모 ▲면담을 포함한 모든 조사 절차의 투명화 ▲심야조사 금지기준 및 절차 명확화 ▲압수영장 관련 절차적 권리 보장 강화 ▲불필요한 출국금지·정지 최소화 등을 제시했다.

정 원장은 "공수처는 처음부터 너무 성과, 특히 구속 기소에 집착해서는 안 되고, 언론 등도 초기에 공수처의 수사 성과가 없다는 섣부른 판단은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날 공청회에서는 김영중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의 주제 발표로 1970년대 설립된 홍콩의 염정공서와 1980년대 설립된 영국의 중대부정수사처 등 외국의 부패전담 수사기관의 사례도 소개됐다.

주제 발표 후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공수처, 검찰, 경찰이 협력해 공수처 수사대상 선별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를 통해 고위공직자범죄 대상 사건의 수사 공백을 최소화하고, 기존 정보기관 등의 범죄정보제공 의무화로 우선적 수사권의 실효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수처 준비단은 공청회에서 논의된 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출범에 맞춰 준비하고 있는 공수처 규칙, 훈령 및 예규 등 마련 시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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