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기소 결정땐 삼성 대외신인도 추락 우려…바이오 투자 등 '직격탄'

기사등록 2020/06/25 15:25:00

삼성바이오 외부자금 조달, 삼성물산 사우디 수주 차질 우려

코로나 위기 극복 노력에도 '찬물'

엘리엇과의 ISD 소송에서 수천억원 국부유출도 우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기소 타당성 여부를 판단할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검찰은 수사심의위가 26일 불기소 판단을 내놓을 경우 기소 여부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절차에 들어간다.

검찰은 그동안 이 부회장 측의 수사심의위 신청 때만 해도 구속영장 청구로 맞불을 놓으면서 사실상 기소 의지를 보였지만 내외부적 상황을 고려해 '무조건 기소' 방침을 변경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수사심의위 결과와 무관하게 실제로 검찰 기소가 이뤄진다면 삼성은 물론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계는 큰 우려를 갖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 바이오 산업과 해외건설 프로젝트 등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포스트 코로나’ 전략이 논의되는 가운데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사의 직접적인 대상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의 경우 대외 신인도가 떨어지면서 바이오 산업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과 해외 건설 프로젝트 수주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업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 증설 등을 위해 당장 올해부터 2023년까지 3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고 이 가운데 1조원가량은 외부 조달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자금 조달을 위한 유상증자나 공모사채 발행에는 금융감독당국의 증권신고서 수리가 필수적인데, 검찰 기소로 인해 회계 이슈가 다시 부각되면 이를 담보할 수 없게 된다. 또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은행 차입과 사모사채 발행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또 삼성물산이 현재 수주를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키디야 복합 엔터테인먼트 개발 사업'(9조원 규모)과 '네옴 스마트시티 개발 사업'(500조원 규모) 등이 사법리스크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해외 공사 프로젝트의 경우 회사나 경영진의 재판 내역을 입찰 요건으로 요구하는 게 업계 관행이고, 특히 이는 수주 심사의 고려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투자자-국가간 분쟁(ISD) 소송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국부 유출도 우려된다.

엘리엇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이 승인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최소 7억7000만달러의 피해를 봤다’며 2018년 7월 ISD 소송을 제기했는데, 검찰 수사팀이 주장하는 의혹이 엘리엇의 논리와 일맥상통한다.

검찰 기소가 현실화할 경우 ISD 소송에서 엘리엇에 유리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실질적으로 총수 역할을 해 온 지난 6년 중 첫 2년여를 제외한 이후 4년여를 사법리스크에 시달려온 셈"이라며 "외신들도 총수가 사법 절차로 경영에 전념하지 못하는 모습이 기업의 대외신인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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