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눈물의 편지'에 대전 지역사회 '숙연'

기사등록 2020/06/24 16:03:14

허태정 시장 "확진자에 대한 과도한 인신공격 자제해야"

[대전=뉴시스] 허태정 대전시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소개한 코로나 확진자의 편지.
[대전=뉴시스] 조명휘 기자 = 허태정 대전시장이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과도한 인신공격을 자제하기위해 공개한 편지가 지역사회를 숙연하게 만들고 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허 시장은 이날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내용을 온라인 브리핑하면서 말미에 요양원서 직원으로 일하던 한 확진자가 보내온 편지글 한 구절을 소개했다.

글의 요지는 '신상이 공개되면서 본인도 피해자인데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죄인이 돼 힘들다'는 등 확진자의 고통스런 심경이 담겨 있다. 허 시장은 브리핑이 끝난 뒤 이글의 전문을 페이스북에도 올렸다.

확진자는 글에서 "확진판정을 받고 한없는 눈물이 쏟아진다. 모시던 어르신 한 분이 양성판정이 나면서 지옥에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인터넷에는 우리가족 신상이 공개됐고, 내가 신천지라는둥. 다단계라는둥 각종유언비어가 나돌았다"고 했다.

또한 이웃이 해온 전화를 소개하며 "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죄인이 됐다. 모든걸 여기서 마감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지옥체험을 하고있는 기분"이라며 비참한 심경을 토로했다 .

아울러 "코로나를 내가 만들어서 전파한것도 아니고 나도 내가 모르는 사이 전염이 된건데... 그렇다면 나두 피해자 아니냐"며 원망섞인 표현도 적었다.

"잘모르는 시민들 댓글이야 그렇다치고 텔레비젼 뉴스에 동네를 찍어서 방영하고 우리 아들이 00중학교 3학년이고 손주손자는 00어린이집을 다니고 딸의 직업은 00라고... 이렇게 뉴스에 내보내면 코로나확진을 막는데 도움이 되느냐. 한 가정을, 아니 한동네를 죽이자는 것이냐"며 신상공개에 대한 불편한 마음도 쏟아냈다.

"동네에 모든가게가 텅텅비었고 길가에 사람도 없다고 한다. 치료같은 것 바라지 않는다. 치료가 되었다 한들 시민들의 따가운 눈초리에 고개들고 어떻게 살 수 있단 말이냐"며 불안한 심경도 내비쳤다.

그러면서 "난 코로나에 감염된 피해자인데 사회로부터 지탄받는 죄인이 됐다. 나는 죄인이다. 저로 인해 고통받는 동네분들께 무릅꿇고 사죄드린다. 특별히 요양원 관계자분들과 어르신들께 고개숙여 무릅꿇고 진심으로 사죄든다"며 복잡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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