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매각도 체불임금에 교착상태
매각 불발 시 사업구조 악화 불가피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암초에 제동이 걸렸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도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국내 항공업계 재편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이 불발된 항공사의 사업 경쟁력이 크게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도 이어진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KDB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제안했다.
HDC현산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산은 측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는 변함이 없지만 인수 상황 재점검, 인수 조건 재협의 등을 위해 인수계약 종결 기간을 연장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산은은 지난달 29일 HDC현산에 6월27일까지 인수 의사를 밝혀야 인수 연장이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업계는 HDC현산이 내놓은 답변을 놓고 인수 포기 혹은 재협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HDC현산은 전날 보도자료에서 자체적인 인수 노력을 강조하는 한편, 계약 체결 당시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와 당기순손실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HDC현산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계약 체결 당시보다 부채가 4조5000억원 늘고,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말 현재 계약 당시(2019년 반기말)보다 1만6126% 급증했다. 당기순손실도 지난해 순손실과 올 1분기를 합해 8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위험도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인수가 결정된 지난해 말과 비교해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하자, HDC 현산이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대신 계약금을 손해 보는 게 낫다는 결론을 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인수 의지가 남아있다면 인수가격 조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HDC현산은 지난해 2조5000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하며 계약금 2500억원을 먼저 납입했다. HDC현산이 인수가 낮추기 또는 인수 포기 등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재협상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일단 HDC현산 측이 인수 재검토를 요구함에 따라 경영권 인수계약 시한 연장이 불가피해졌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현재 양사는 이스타항공이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체불한 임금 250억원을 놓고 협의 중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경영진이 체불 임금을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스타항공은 애초에 제주항공이 인수 후 해결하기로 했던 사안이라며 맞서고 있다. 제주항공도 코로나19로 1분기 6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보면서 재무상태가 나빠진 상황이다.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의 매각이 불발될 시 양사의 사업 경쟁력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는 "매각 실패 시 사업구조가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라며 "특히, 아시아나항공과 달리 채권단도 없는 이스타항공은 다시 매물로 나와도 코로나 사태에 인수자도 없는 상황에서 파산 신청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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