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침방울이 튀는 것을 막고 호흡에도 문제가 없으려면 공기정화필터가 들어간 'KF94' 등 보건용 마스크보다 외과용·덴탈 마스크를 쓰는 게 적합하다는 주장이 학술지에 실렸다.  KF94·N95 등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권고해온 방역당국의 입장과는 일부 배치되는 주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6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미나 교수는 '대한의학회지(JKMS)' 오피니언면에 일반인과 호흡기 증상으로 숨쉬기 힘든 유증상자는 외과용·덴탈 마스크가 적합하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게재했다.

김 교수는 마스크 선택 시 고려 요소로 '비말이 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유효성)'와 '호흡 등에 문제가 없는 편안한 착용감(안전성)'을 꼽고 ▲외과용(덴탈) 마스크 ▲면 마스크 ▲공기정화필터 장착 마스크(KF80, KF94, N95)의 비말 차단효과와 착용감, 재질, 착용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통풍이 잘 되는 외과용 마스크는 호흡곤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적어 장시간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했고 마스크 속감에 들어 있는 필터와 방수 처리된 겉면은 비말이 마스크 밖으로 빠져나가는 걸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김 교수 의견이다.

외과용 마스크는 수술하는 의료진이 말을 하거나 기침할 때 무균 상태의 수술대 위로 비말이 튀는 걸 막기 위해 착용한다. 외과용 마스크의 감염예방 효과는 오랜 기간 의료현장에서 입증돼 왔으며 호흡기증상이 있는 감염 환자에게도 비말전파 방지용으로 쓰이고 있다.

KF94·N95 등 보건용 마스크는 얼굴과 마스크 접촉면이 완전히 밀착돼 공기정화필터(해파필터)로 호흡을 하는데 질식을 피하기 위해선 마스크의 밀착을 깨뜨리면 본연의 비말 차단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게다가 헤파필터는 습기에 약하다는 점도 김 교수는 지적했다. KF94마스크 안쪽에 침방울 크기로 파란색 염료를 세 군데 떨어뜨린 결과, 순식간에 해파필터가 젖어 마스크 겉면에서도 염료가 비쳐 보였지만 외과용 마스크는 바깥 표면에 염료가 비치지 않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

국내 보건용 마스크인 'KF'는 '코리아 필터(Korea Filter)'의 약자로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KF94와 KF99는 평균 0.4㎛ 크기의 미세입자를 각각 94%, 99% 이상 걸러낼 수 있다는 뜻이다.

면 마스크는 착용자의 비말이 타인에게 전파되는 걸 막아주지만 효과는 외과용 마스크의 3분의 1에 그친다고 했다.

김미나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외과용 마스크보다 KF80·KF94마스크와 같은 황사마스크가 감염병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고효율 마스크에만 의존하면 '가짜 안전감'이 생겨 정작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병 예방에 훨씬 도움 되는 손씻기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소홀히 할 우려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먼저 손위생과 거리 두기부터 철저히 지켜야 한다"며 "의료진이 아닌 일반인과 호흡기 기능이 떨어진 유증상자는 호흡이 편하고 비말 차단 효과도 있는 외과용 마스크를 착용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수술용 마스크와 유사한 '비말 차단용 마스크' 규격을 담은 '의약외품 범위 지정' 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하고 6월 초순부터 일반인 대상 마스크 생산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하루 50만~70만개 수준인 수술용 마스크 생산량도 100만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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