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조명으로 배터리 충전한다" UNIST 광충전 전지 개발

기사등록 2020/05/21 12:00:00

송현곤·권태혁 교수팀, 사물인터넷 기기 작동 성공…상용화 입증

빛 세기에 따른 '광충전 소자' 설계 기준 제시…EES 표지논문 선정

실내조명으로 충전된 전지를 이용해 iot 센서를 작동시키고 온도를 감지하는 모습. 사진은 EES저널 표지. 2020.05.21. (사진=UNIST 제공)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실내조명으로도 무선충전이 가능한 이차전지를 개발했다.

 도심에서 조명으로 낭비되는 빛을 전기로 바꿨다가 필요할 때 쓰는 ‘에너지 재활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송현곤·권태혁 교수팀이 어두운 조명에도 반응해 전기를 생산하고, 저장까지 가능한 '염료감응 광충전 전지'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빛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염료감응 태양전지'와 '리튬 이차전지'를 결합한 것이다. 연구팀은 새로운 전지로 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 IoT) 기기를 작동하는 데도 성공해 상용화 가능성까지 입증했다.

권태혁 교수는 "실내조명은 전체 에너지 소비의 10%에 육박할 정도라, '에너지 재활용' 효과는 막대할 것"이라며 "태양광뿐 아니라 다양한 광원을 활용할 수 있는 광(光)전지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한 연구"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광전지 중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아주 작은 빛에도 반응해 낮은 밝기(저조도)의 실내조명에서도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밝기 변화에 민감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는 어려웠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기저장장치가 꼭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축전기’가 쓰였다. 그러나 축전기는 전기저장 용량이 적어 상용화하기는 어려웠다.

공동연구팀은 축전기 대신 '이차전지(배터리)'를 사용해 더 많은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기존의 이차전지 양극과 광전지 전극은 ‘에너지 준위’ 차이가 있어서 둘을 합치기 어려운데, 이를 해결한 것이다.

또 연구팀은 저조도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산화환원 중계물질'을 찾아내 광전변환효율을 높였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염료’가 식물 엽록소처럼 태양광을 받아 에너지를 생산한다.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자연과학부 권태혁 교수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송현곤 교수 연구팀이 실내조명을 이용해 충전 할 수 있는 에너지변환 및 저장장치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권태혁 교수, 김병만 연구원, 이명희 연구원, 송현곤 교수.2020.05.21. (사진=UNIST 제공)photo@newsis.com
염료가 빛을 받으면 전자를 잃어버리는 산화 반응이 일어나고, 이 전자가 이동하면서 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산화환원 중계물질은 염료가 잃어버린 전자를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데, 저조도 환경에서 적합한 특성은 따로 있었다.

송현곤 교수는 "새로 개발한 염료감응 광충전 전지는 실내조명 아래서 11.5%라는 높은 에너지변환·저장효율을 달성했다. 이는 저조도 환경에서 세계 최고"라며 "광충전 전지 6개를 직렬로 연결해 실내조명(LED)으로 10분 충전한 후 상용 IoT 센서를 작동하는 데도 성공해 상용화 가능성도 높다"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에너지 및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EES)'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20일에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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