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개국 마이너스 성장 전망…불황 의미하는 숫자로 가득"
"비관론자들도 中경제 3% 이하 제시안해…금기 깨는 코로나"
"투자은행 전망보다 비관적…韓 고용·성장률 지표 걱정 앞서"
김 차관은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번 4월 전망은 지난해 10월 전망과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완전히 새로운 내용으로서 우리가 당대에 경험하지 못한 불황을 의미하는 숫자로 가득하다"면서 "189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를 포함한 170개국이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없다는 우울한 내용"이라고 적었다.
IMF는 매년 10월 하순 연차총회를 계기로 그다음 해 기준 세계 경제 전망치를 발표한다. 이후 돌아오는 4월 춘계회의 시점에 변화된 내용을 반영, 직전년의 전망치를 수정한다.
김 차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충격이 이렇게 큰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로 IMF가 이번에 내놓은 주요국 성장 전망치들은 보고도 쉬이 믿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MF는 셧다운에 따른 공급 충격과 노동 시간 상실을 가장 직접적인 하락 요인으로 꼽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주요국에서 대략 5~8% 정도 조업일수가 줄어든다는 전망의 핵심 가정은 최근 몇 주간 미국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을 보면 수긍이 간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에 주목했다. IMF는올해 중국이 1.2%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10월 전망(6.0%)보다 4.8%포인트(p) 내려 잡은 것이다.
김 차관은 "중국 경제가 연착륙할지, 경착륙할지는 국제 사회에서 오래된 논쟁이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라는 비관론자들도 대체로 성장률을 3% 이하로는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코로나19는 과거의 금기를 아무렇지 않게 깨버린다. 이전 세계에선 상상하기 어렵던 일이 별다른 심리적 저항이나 놀람 없이 받아들여진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경제와 관련, "투자와 제조업 중심 경제라 서비스 부문 위주로 충격을 불러온 코로나19 위기가 주는 영향이 선진국보다 크진 않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또 "이번 전망치는 각국이 이미 내놓은 역대급 프로그램이 고용 충격과 소비 여력을 상쇄하는 정책 효과를 반영한 숫자"라면서 "중국은 아직 대규모 경기 대응 패키지를 발표하지 않았다. 중국이 분명 무언가 큰 부양책을 준비 중일 텐데, 그 규모와 내용이 확정되면 중국의 연간 전망치는 상당히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오는 17일 발표될 예정이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0%로 제시했다. IMF가 공식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198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종전 최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0.1%)이었다.
김 차관은 "주요 투자은행들이 지난달 27일 이후 예상한 세계 경제 성장률 평균치는 -1.4%인데, 이번 IMF 전망치는 이보다 2배 이상 나쁘다"면서 "보통은 투자은행들이 더 비관적으로 보고 IMF가 신중한데, 이번에는 거꾸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IMF 본부가 있는 미국 동부가 코로나19 사태의 정점에 있는 최악의 시기에 나온 전망이라 이런 이례적인 결과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그는 "이번 위기처럼 통상적인 경제 충격이 아니라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 교란 사태의 영향을 기존 경제 분석 모델로 예측하는 데 많은 한계가 있다"며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충격은 이코노미스트가 아니라 바이러스와 과학자들이 결정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번 IMF 보고서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를 예고한다"면서 "앞으로 차례로 발표될 3월 기준 우리나라의 고용 통계와 1분기 성장률 속보치 등이 어떤 숫자로 나올지 걱정이 앞선다"고 덧붙였다. IMF가 제시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2%로, 외환위기(-5.1%) 이후 2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계청은 오는 17일 3월 기준 취업자 수 증가 폭, 고용률, 실업률 등을 담은 '고용동향'을 발표할 예정이며 한국은행의 1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는 오는 23일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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