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칼 주총 앞두고 유리한 고지…경영권 다툼은 장기화될 듯(종합)

기사등록 2020/03/24 16:43:00

법원, 주주연합측 가처분 신청 모두 기각

반도건설 의결권 제한…지분율 격차 커져

주총 이후 경영권 다툼 장기전 가능성 관심

[서울=뉴시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오는 27일 예정된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3자 주주연합'을 상대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3자 연합 측이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가처분 소송 2건이 모두 기각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반도건설은 올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지분 5%에 해당하는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이승련)는 24일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과 한영개발, 반도개발이 한진칼을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12월31일 기준 합계 8.2%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 1월10일에야 주식 보유목적을 '투자목적'이 아닌 '경영참가목적'으로 변경 공시했다. 이에 반도건설이 과거 주식보유 목적을 허위로 공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반도건설 측은 보유 주식 전체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허용돼야한다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이 조원태 회장에게 임원 선임을 요구한 지난해 12월16일부터는 반도건설 등이 경영참가 목적으로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5일 이내에 보유 목적의 변경 보고를 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위반했기 때문에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5%를 초과하는 보유 주식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가 허용될 수 없다고 결론냈다.

재판부는 사모펀드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대한항공 사우회의 한진칼 지분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며 낸 소송에 대해서도 기각 결정을 내렸다. 약 3.8%의 한진칼 지분을 들고있는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는 조 회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의 모습. 2019.12.30. radiohead@newsis.com

그동안 양측이 신경전을 펼쳐온 반도건설 허위공시 논란, 대한항공 자가보험 및 사우회 보유 지분에 대해 이 같이 결론이 나오며 한진그룹 입장에선 한시름 놓게 됐다.

앞서 조 회장 측이 확보한 의결권이 있는 우호 지분은 37.15%, 주주연합 측은 31.98%로 추산됐다. 그러나 반도건설의 의결권이 제한됨에 따라 주주연합 측 우호 지분은 28.78%로 떨어지고,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8.37%p로 벌어졌다.

당장 사흘 앞으로 다가온 주총에서 조 회장 측이 승기를 잡게 된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라고 전했다. 한진그룹은 지주사 한진칼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통과시켜 조 회장 중심 경영 체제를 굳건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한진그룹에 대한 주주연합 측의 견제는 주총 이후에도 이어지며 경영권 다툼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이 맺은 주식 공동보유 계약기간이 5년이며, 이에 대비해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움직임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주주연합 측의 KCGI와 반도건설은 현재까지 지분율을 각각 18.68%, 14.95%를 확보한 상황이다. 조 회장 측에서는 델타항공이 꾸준히 주식을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14.9%로 끌어올렸다. 현재 기준으로 의결권이 없는 것도 포함하면 조 회장 측 지분율은 41.4%로 추산되며 주주연합 측은 40% 이상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진칼은 이번 주총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 등 이사 후보 추천 안건을 상정한다. 한진칼 이사회는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김석동 법무법인 지평 고문 등 5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주주연합 측은 사내이사에 김신배 전 SK 부회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등 4명과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등 4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 중 김치훈 전 상무는 후보를 자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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