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분무기 사용' 은혜의강 교회...정부 "잘못된 정보가 감염 키워"

기사등록 2020/03/17 11:41:17

정부, 종교행사 강제 금지엔 신중…"헌법 보장된 기본권리"

[성남=뉴시스] 김종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은혜의 강 교회에서 16일 오전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들이 교회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2020.03.16.semail3778@naver.com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정부가 경기도 성남의 소규모 교회인 '은혜의 강' 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발생시킨 가장 큰 원인으로 잘못된 '인포데믹'(Infodemic·정보감염증)을 지목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소독하겠다며 예배 참석자들의 입에 소독되지 않은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린 게 화근이 됐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7일 본부장인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어 이 같은 '은혜의 강 교회 집단감염 발생 현황과 주요 조치사항'을 논의했다.

이날 0시 기준 경기 지역의 확진자는 262명이다. 이중 은혜의 강 교회에서만 4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지자체와 함께 합동 역학조사반을 꾸려 이달 1일과 8일 예배에 참석한 교인 135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달 9일 최초 확진자(87년생 남성)가 나흘 전인 5일 첫 증상이 있었다는 점과 코로나19 잠복기 등을 고려한 것이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1일과 8일 예배에 참석한 교인 전체에 대한 진단검사가 마무리 단계"라며 "경기도 역학조사반 14명과 성남시 공무원들이 합동 역학조사반을 구성해 지역사회 접촉자에 대한 추가 조사도 진행 중으로 확진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이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국내 재유입 방지대책과 집단감염 조치계획 등을 브리핑 하고 있다. 2020.03.17. ppkjm@newsis.com
김 1총괄조정관은 "이 교회의 집단감염 사례는 좁은 실내에서 다수의 참석자가 참석해 예배를 보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소독을 위해 분무기로 소금물을 사용하는 등 잘못된 정보가 감염의 위험성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역학조사를 통해 확진자와 접촉자를 찾아내는 노력과 함께 종교시설, 사업장, 다중이용시설에서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밀폐된 공간에서의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는 동시에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전파되는 잘못된 정보를 믿지 말고 방역당국의 행동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향후 코로나19의 확산 양상은 우리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수도권의 방역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며 수도권 지자체와 종교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

현행법상 종교 예배행사를 강제 제한하는 방안과 관련해서는 "종교의 자유가 헌법에서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이기에 종교행사 자체를 강제로 금지하는 것은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도 "온라인 예배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거나 행사 (강행)시 예방 조치 위반에 따른 문제점을 미리 공지하는 등의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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