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달 대구]①31번 이후 급속 확산…공포 중심엔 '신천지'

기사등록 2020/03/17 16:00:00

한달만에 대구경북 7267명 확진…하루 최고 519명도

수많은 신천지 교인들 밀집 예배가 '숙주' 역할

추가 행정조사로 숨겨진 교인·시설 밝혀지기도

[대구=뉴시스] 최동준 기자 = 대구 신천지교회에 대한 행정조사가 실시된 12일 대구 남구 신천지 대구교회에 경찰병력이 배치돼 있다. 2020.03.12. photocdj@newsis.com
[대구=뉴시스] 박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구와 경북지역을 공포로 몰아 넣었다.

지난달 18일 대구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전국 31번 환자)가 발생한 이후 매일 수십에서 수백명씩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17일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모두 7267명(대구 6098명·경북 1169명)이다.

대구시는 지난 3일 추가 확진 환자수가 519명에 이르는 등 코로나 19 확산세가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 확진 환자 증가세는 점차 줄어들기 시작해 지난 8일(297명)은 200명대, 9일(190명) 100명대, 10일(92명)은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지난 11일(131명)에는 소폭 증가하면서 다시 세 자릿수로 돌아갔으나 전날 35명에 이어 이날 32명까지 줄었다.

경북도는 지난 6일 추가 확진 환자가 123명 나오는 등 절정에 도달했다가 이후 줄어들기 시작해 지난 7일(65명)엔 두 자릿수로 진입했다. 10일에는 10명, 전날 7명에서 이날 5명으로 감소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19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교회에서 남구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해당 교회에 다니던 신자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것으로 이날 확인 됐다. 2020.02.19.lmy@newsis.com
코로나19 증가세가 잦아들긴 했지만 전국 확진 환자 대비 대구·경북 환자수 비율은 여전히 87.34%(7267명)에 달한다.

◇코로나19 창궐 중심에는 '신천지가 있었다'

대구의 코로나19 첫 확진자는 지난달 18일 발생한 31번 환자이다.

대구는 신천지 교인인 31번 환자가 발생한 후부터 신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 급수적으로 늘었다.

31번 환자는 지난달 9일과 16일 2차례에 걸쳐 신천지 대구교회 오전 8시 예배에 참석했다.

이 과정에서 31번 환자는 지인과 함께 대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예식장을 방문에 뷔페를 먹기도 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19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교회에서 남구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해당 교회에 다니던 신자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것으로 이날 확인 됐다. 2020.02.19.lmy@newsis.com
코로나19 확산에 중요한 역학관계로 추정되는 31번 환자 동선에서는 경북 청도가 포함돼 있었다.

31번 환자는 지난달 1일 청도를 다녀왔다. 그날 청도 대남병원에서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청도 대남병원에서는 입원환자를 비롯한 국내 첫 의료인 집단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했다.

청도 대남병원은 코로나19 확진자 100명이 넘게 발생하자 지난달 22일 코호트 격리(건물 통째 봉쇄)되기도 했다.

이 총회장 형의 장례식은 지난 1월31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대남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에서 진행됐다. 장례식에는 신천지 교인 40여명이 참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31번 환자는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31번 환자는 친구와 청도의 한 유명 찜질방을 다녀 온 뒤 대구 남구의 한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7일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 출입구가 코호트 격리로 통제돼 있다. 닫힌 철문 사이로 보건당국 관계자가 자가격리자에게 택배 물건을 전달해주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20.03.07. lmy@newsis.com
대구의 한마음아파트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46명이 발생해 코호트 격리됐다.

확진자 46명 중 38명이 31번 환자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봤던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한마음아파트에서는 지난달 19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날은 코로나19 슈퍼전파자로 분류된 3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다음날이기도 하다.

또한 입주민 142명 중 66%인 94명이 신천지 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마음아파트 입주민 관리카드에는 기본 인적사항과 함께 믿는 종교를 적는 종교란이 있지만 대부분 공란으로 신천지 교인들 자신의 종교를 솔직하게 기재한 사람은 한명도 없다.

◇신천지, 대구시 기만?…행정조사서 신도·시설 추가 확인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11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1층 출입문 주변에 날계란으로 얼룩져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누군가가 항의의 뜻으로 던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찰은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020.02.11.lmy@newsis.com
대구시가 지난 12일 신천지 대구교회를 상대로 한 1차 행정조사에서 신천지의 교인 명단과 시설 등이 추가로 확인됐다.

시가 행정조사를 통해 확보한 53권의 교인 명부와 각종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천지 대구교회 소속 신도는 총 9007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시가 현재 관리 중인 대구 거주 신천지 신도 8528명보다 479명이나 많은 숫자다. 여기에는 타 지역에 거주하는 교인도 포함됐다.

초등학생과 미취학 어린이 신도를 일컫는 유년회에서 181명의 추가 명단이 나왔다.이 가운데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지 않은 아동은 84명이다.

신천지의 숨겨진 시설이 추가로 확인되기도 했다.

시는 행정조사에서 확보한 부동산 현황자료와 재정회계 대장, 증빙서류철을 분석한 결과 신천지 측이 임차료·이용료 등 공과금을 지급하는 시설은 총 39개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당초 알려진 시설의 갯수보다 5곳이 더 많은 수치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대구시 재난안전대책본부와 함께 12일 오전 10시부터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행정조사에 돌입한 대구경찰청 증거분석팀이 교회 내부로 진입하고 있다.2020.03.12.lmy@newsis.com
특히 시는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2차 행정조사를 통해 교인 누락 여부 및 집단거주지 등의 파악에 나서고 있다.

당초 시는 지난 12일 진행된 행정조사를 통해 컴퓨터 49대와 교회 가입 때 작성하는 교적부 44권, 제출 교인 이름이 적힌 헌금 봉투, 회계장부 등 41종을 영치하고 187건의 자료를 확보했다.

하지만 시는 교회 내부 서버를 관리하는 DB프로그램의 계약 연장 문제로 신천지 대구교회의 전체 컴퓨터 49대에 대한 내부 자료를 확인하지 못했다.

이에 시는 2차 행정조사에 경찰의 포렌식 전문가 17명를 투입해 컴퓨터 내부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시는 컴퓨터 분석을 통해 ▲신천지 교인 및 교육생 명단 ▲복음방·센터·동아리방 등 시설 ▲집단주거지 현황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대구시 채홍호 행정부시장은 "신천지 컴퓨터 내부 자료 확인을 위한 2차 행정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신천지 대구교회에 대한 행정조사 결과는 빠른 시간 안에 마무리해 추후 상세하게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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