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깊은 자성의 자세로 혁신통합 대의 실천"
한국당 "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 생각한다"
새보수 "공식 명칭부터 역할·기능 다시 논의해야"
안철수계 김근식 "묻지마 통합 국민들이 동의할 것"
安 "야권 통합은 세력통합이 아니라 혁신이 우선"
이언주 "정치세력 세대교체 안 되면 단호하게 싸울 것"
혁통위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첫 공식회의를 열고 중도보수 진영의 대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형준 위원장을 비롯해 한국당 김상훈·이양수 의원, 새보수당 정운천·지상욱 의원, 이언주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의 송근존 통합추진위원장,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 공동대표, 정경모 '국민의소리' 창당준비위원회 부위원장,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대표, 박상덕 원자력공동연대 공동대표, 김근식 경남대 교수,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 김은희 전 앵커, 안형환 국민통합연대 사무총장(혁통위 간사) 등 14명이 참석했다.
혁통위의 법률지원단장은 이헌 한반도인권과통일위한변호사모임(한변) 부회장, 기획단장은 정인철 서강대 경제대학원 주임교수가 각각 맡는다.
박형준 위원장은 "국민들의 통합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뜨거운지 새삼 느꼈다. 무도하고 무지하고 무모한 '3무정권'을 심판할 강력한 도구를 원하는 국민들이 너무 많아졌다"며 "왜 보수에게 국민들이 충분히 마음을 열지 않는 것일까, 믿음을 주지 않는 것일까. 그 답은 우리 안에 있다. 보수가 보수답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보수다운 능력과 헌신, 혁신의 모습을 국민들께 제대로 보여드리지 못했다"면서 "'내탓이오' 보다는 '네탓이오'를 외치며 서로에 대해 손가락질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는 깊은 자성의 자세로 혁신과 통합의 대의를 실천해야 한다"며 "우리가 이 자리에서 논의해서 제시할 통합신당의 상은 과거 낡은 모습을 버리고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차이를 과장하거나 이익과 감정의 골에 우리를 묻어놓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등을 대표해 참석한 위원들도 혁통위 운영 방법과 일정, 통합신당 추진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김상훈 한국당 의원은 "대한민국이 벼랑끝에 서있고 경제, 외교, 안보 등 우리 대한민국 미래세대를 위한 여러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로간의 입장차를 줄이고 대통합을 이뤄내는 새로운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다짐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양수 의원도 "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 생각한다"며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정경모 '국민의소리' 부위원장은 "한국당과 새보수당 통합은 필요하고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국민들은 보수통합이 '도로새누리당'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그는 "좌파는 촛불민심으로 권력을 잡았으나 보수우파는 광화문광장 힘을 빌려쓰려 하는 것 같지 않다"며 "새 인물이 광화문광장에서 분출된 마음과 함께할 때 국민의 마음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시민사회단체 입장에서 총선은 보수정당의 패배 또는 일개진영의 몰락으로 끝나는 거라면 관심 갖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문제는 한국당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자체가 몰락한다"며 "대한민국 헌법체제, 자유민주주의 헌법체제 자체가 몰락한다는 위기감 때문에 광화문 민심을 포함한 시민사회가 통합에 뛰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한 석좌교수는 "새 집 지으면서 새 집을 통한 외연확장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고 함께 혁신과 통합을 이뤄나가도록 조용히 강하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안철수계 인사로 분류되는 김근식 교수도 혁통위 회의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혹자들은 묻지마 통합은 안 된다고 하지만 저는 오히려 묻지마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탄핵의 강만 건넌다고 하는 조건, 요구사항 이런 것들은 제쳐놓고 묻지마 통합을 하자고 하면 국민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의 회의 참석을 두고 안 전 의원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지만, 안 전 의원은 별도 입장문을 내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는 야권통합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나라가 어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국가혁신을 위한 인식의 대전환이 시급하다"며 "정치공학적인 통합 논의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다른 측근을 통해 입장을 전해왔다.
박 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혁통위의 성격에 대해 "법적 강제력을 갖는 기구가 아니라 정치적 합의를 촉진하는 기구"라며 "자문기구냐 아니냐 논쟁은 유효한 논쟁이 아니다. 정당, 시민단체가 연석으로 만든 임의조직이라 자문기구냐 합의기구냐는 큰 비중을 두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다들 공감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래를 향한 전진 4.0' 창당을 준비하며 혁통위에 참여하고 있는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희가 비록 통합 논의에 참여는 하고 있지만 이 논의의 결과가 만약 우리가 생각하는 혁신이나 세대교체, 정치세력의 대대적 교체가 아니라 나라를 이 지경으로 끌고갔던 책임있는 정치인들이 다시 그 나물에 그 밥, 다시 그들만의 리그로 복귀해서 자신들의 책임을 방기하고 정치권에 복귀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면 단호하게 그들과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번 혁통위의 논의가 진짜 혁신과 정치세력 교체, 그를 통한 통합신당으로 연결되지 않고 이 논의가 자칫 도로새누리당의 책임 많은 비박계와 친박계의 귀환, 그들만의 지분나눠먹기, 국민민심은 아랑곳 않고 성찰과 반성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때에는 저희들은 단호하게 그들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외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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