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 "솔레이마니 암살, 적절한 시기·방식 대응"

기사등록 2020/01/04 13:26:28

국제적인 차원에서 정치·법적 조치…전 외교관 동원

美 오판, 중동 지역서 미군 철수라는 결과 초래할 것

이란, 유엔 안보리에 자위권 보유 통보

이란 유엔 주재 대사 "군사 행동에 대응은 군사 행동"

【 테헤란(이란)=신화/뉴시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해 10월22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국제법과 (미국의) 일방주의" 국제회의에서 현재 중동위기의 책임은 미국에게 있다는 내용의 연설을 하고 있다. 2020.01.04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의 죽음에 가혹한 보복을 다짐한 가운데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은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적절한 시기와 방식으로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란 관영 IRNA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3일(현지시각) 이란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은 적절한 장소와 시기, 방식으로 암살에 대응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선 대응 방식과 관련해 "솔레이마니 암살은 분명히 테러행위였다"며 "솔레이마니 암살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묻기 위해 국제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란의 모든 외교관들이 솔레이마니 암살 이후 필요한 정치적 협의와 법적 조치를 수행하고자 동원됐다고도 전했다.
 
앞서 자리프 장관은 솔레이마니 사망 관련 성명을 내어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범죄와 테러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최고 국가안전보장이사회(SNSC) 결정을 이행할 정치적, 법적, 국제적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NSC는 3일 긴급 소집된 임시회의에서 솔레이마니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맹세했다. SNSC는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백악관이 범죄와 모험주의의 모든 결과를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가혹한 복수가 적당한 시간과 적당한 장소에서 솔레이마니 암살의 배후에 있는 범죄자들을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자리프 장관은 솔레이마니 암살이란 미국의 오판이 미군의 중동 철수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리프 장관은 "테러와 싸운 평화로운 군인인 솔레이마니의 암살은 지역 주민들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며 "그가 테러와의 전쟁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알고 있는 이라크 사람들이 거리로 나설 것이다. 이는 이라크 주둔 미군의 종말의 시작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솔레이마니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재선을 위해 암살됐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마지드 타크트 라반치 이란 주재 유엔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이란은 솔레이마니가 미국에 사살된 이후 국제법에 따라 자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통보했다.
 
그는 "솔레이마니의 죽음은 국가 테러의 분명한 사례"라면서 "유엔헌장 등 국제법의 기본원리의 중대한 위반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라고 비난했다.
 
유엔 헌장 51조는 유엔 회원국이 무력 공격을 받았을 경우 유엔 안보리가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개별적 또는 집단적 자위권을 국가의 고유 권리로 인정한다. 다만 자위권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유엔 안보리에 즉시 통보해야 한다.
 
라빈치 대사는 3일 CNN과 NBC 등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솔레이마니 암살은 이란과 전쟁을 시작하는 것과 같은 사건"이라면서 "군사 행동에 대한 대응은 군사 행동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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