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잘알]러츠·악셀·살코…피겨 점프의 세계

기사등록 2019/12/11 06:00:00 최종수정 2022/01/20 14:38:26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9에서 김연아가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19.06.0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피겨스케이팅에서 구사하는 여러 기술 중에 꽃은 점프라고 할 수 있다. 선수들이 점프를 시도할 때마다 손에 땀을 쥐고 성공 여부를 지켜보게 된다.

피겨 점프는 선수가 스케이트 날의 톱니를 빙판에 찍느냐, 아니면 날로 밀면서 뛰어오르냐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피겨스케이팅 스케이트 날 부분을 살펴보면 스케이트 날 앞에 톱니 모양의 '토 픽(Toe Pick)'이 있다. 스케이트 날에는 오목한 홈이 있어서 뒤집어보면 마치 알파벳 'M' 모양이 되는데, 튀어나온 부분을 에지라고 한다.

스케이트 날을 밀면서 도약하는 점프는 에지(Edge) 점프라 하고, 스케이트 앞쪽에 있는 톱니로 빙판을 찍으면서 도약하는 점프는 토(Toe) 점프다.

여기에 사용하는 발과 스케이트 날의 어느 쪽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6가지로 나뉜다. 피겨 팬들이라면 들어봤을만한 악셀(Axel), 러츠(Lutz), 플립(Flip), 루프(Loop), 살코(Salchow), 토루프(Toe Loop)가 바로 점프의 종류다.

선수들이 순식간에 점프를 뛰기 때문에 점프를 구분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점프를 뛰기 전에 하는 동작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어떤 점프인지 알아챌 수 있다.

가장 구분하기 쉬운 점프는 악셀이다. 앞으로 나아가다 뛰는 유일한 점프다.

앞을 향해 도약한 후 뒤로 착지하는 악셀은 다른 점프보다 반 바퀴를 더 돌아야하기 때문에 가장 난도가 높은 점프로 꼽힌다. 기본 배점도 가장 높다.

악셀은 에지 점프에 포함된다. 왼발(이하 오른발잡이 기준)의 아웃 에지로 점프해 회전한 후 오른발의 아웃 에지로 착지한다.
[서울=뉴시스]
참고로 스케이트 날의 바깥쪽을 사용하면 아웃 에지, 안쪽을 쓰면 인 에지다. 아웃 에지를 사용하면 스케이트가 바깥쪽으로 기울게 된다.

최근에는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뛰는 여자 싱글 선수도 있지만, 수 년 전까지만 해도 트리플 악셀은 여자 싱글 선수가 뛰는 점프 중 가장 난도가 높은 점프로 꼽혔다.

'피겨여왕' 김연아의 라이벌이었던 아사다 마오(일본)가 장기로 내세우던 점프가 트리플 악셀이다.
나머지 5가지 점프는 모두 뒤로 뛰다가 날아오른다.

악셀을 포함해 에지 점프에 속하는 점프에는 루프와 살코가 있다. 두 점프는 도약하는 발이 다르다.

살코는 왼발의 인 에지로 도약하고, 착지할 때는 오른발의 아웃 에지로 빙판에 안착한다.

살코를 뛸 때 선수들은 앞으로 가다가 점프 직전 한 발 만을 이용해 180도 회전해 뒤돌아서 뛴다.

이 동작을 할 때 스케이트 날이 숫자 '3'을 그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스리턴' 동작이라고 부른다. 선수들은 이 동작을 통해 추진력을 얻는다.
[서울=뉴시스]
선수들이 스리턴 동작을 한 후에 다리 모양이 사다리꼴이 된다면 살코를 뛰는 것이다.

루프는 오른발의 아웃 에지로 점프해 회전한 후 오른발의 아웃 에지로 착지한다.

선수들이 뛰어오르는 힘을 얻기 위해 점프 회전 방향의 반대로 몸을 꼬았다 뛰기 때문에 점프 직전 양 다리가 교차해 'X'자 모양이 된다.

오일러 점프는 루프 점프에서 파생된 점프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에 하프루프 점프였다가 2018~2019시즌부터 이름이 바뀌었다.

오일러 점프는 단독으로 뛰면 점프로 인정받지 못하고,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2개의 점프 사이를 연결할 때 주로 사용한다. 

2개의 점프 사이에 오일러 점프를 넣으면 점프 3개를 연결해서 뛰는 콤비네이션 점프로 인정된다. 이럴 경우 오일러 점프의 기본 배점은 0.5점이 된다.

토 점프에는 러츠와 플립, 토루프가 있다.

러츠와 플립은 사용하는 발이 같고, 똑같이 스케이트 톱니로 빙판을 찍으며 뒤로 도약하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가장 어렵다. 에지만 다르다.
[서울=뉴시스] 사진은 뉴욕타임스가 2014년 2월13일 보도한 김연아 점프 모습을 연속촬영한 사진을 갈무리한 것이다. 2019.12.08
러츠는 왼발 아웃 에지 상태에서 오른발의 스케이트 톱니를 사용해 점프한다. 플립은 왼발이 인 에지인 상태에서 오른발의 토를 사용해 뛰어오른다.

두 점프를 구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점프를 뛰기 전에 하는 동작을 살펴보는 것이다.

러츠는 선수들이 한동안 뒤로 활주하다가 그대로 오른발의 톱니로 빙판을 찍으며 날아오른다.

플립을 뛸 때에는 스케이트 안쪽 날을 사용하기 때문에 점프를 뛰기 직전 스리턴 동작을 한다. 앞으로 나아가다 몸을 휙 돌린 뒤 날아오르면 플립이다.

토루프는 오른발 아웃 에지 상태에서 왼발의 토를 찍어 뛰어오른 후 오른발로 착지한다. 모든 점프 중 가장 난도가 낮아 단독 점프보다 콤비네이션 점프의 후속 점프로 많이 사용한다.

김연아의 현역 시절 '필살기'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였다. 김연아는 프로그램의 첫 요소로 이 점프를 넣었는데, 점프의 높이와 비거리가 워낙 탁월해 고난도 점프인 이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하곤 했다.

점프 중에서 가장 난도가 높고 기본 배점이 높은 점프는 단연 반 바퀴를 더 도는 악셀이다. 악셀에 이어 러츠, 플립, 루프, 살코, 토루프 순서로 난도가 높다.

점프의 회전수에 따라 점프의 이름 앞에 싱글(1회전), 더블(2회전), 트리플(3회전), 쿼드러플(4회전)이 붙는데, 당연히 회전수가 많아질수록 기본 배점도 높아진다.
[소치=AP/뉴시스]  2014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점프를 시도하고 있는 김연아. 2014.02.20
점프 명칭은 대부분 처음 시도한 선수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악셀은 노르웨이의 악셀 파울센(1855~1938년)이 1882년 처음 시도했다.

러츠는 오스트리아 스케이터로 1913년 이를 처음 시도한 알로이스 러츠(1898~1918년)의 이름을 딴 것이다.

살코 또한 스웨덴 출신 피겨스케이터인 울리히 살코가 처음 시도했으며 1909년 도입했다.

루프 점프의 경우 가장 처음에 고안한 이는 독일의 피겨스케이터 베르너 리트베르거지만, 회전 동작이 고리 같다고 해서 '루프'라는 이름이 붙었다.

※스잘알은 '스포츠 잘 알고봅시다'의 줄임말로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와 함께 어려운 스포츠 용어, 규칙 등을 쉽게 풀어주는 뉴시스 스포츠부의 연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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