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깨끗한 도심형 연료전지 발전, 안전은 덤…비싼게 흠

기사등록 2019/12/05 11:00:00

폭발 위험? 20년간 전 세계 연료전지 폭발 사고 '無'

"수소·LNG 밀폐 보관 안 해…화학반응 과정서 제거"

대기오염물질·설치면적 적어 도심 분산형발전 유리

2022년까지 발전규모 1GW 확대 계획…경제성 관건

"LNG 열병합 대비 초기비용 7배…단가 1㎿당 50억"

"산업적 측면 경쟁력 가질 수 있어…기술 확보해야"

[서울=뉴시스]경기 화성시 한국지역난방공사 동탄지사에 설치된 연료전지. (사진=한국지역난방공사 제공)


[화성=뉴시스] 이승재 기자 = "연료전지는 안전합니다." 지난 4일 경기도 화성 한국지역난방공사 동탄지사에서 기자와 만난 정기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수소·연료전지PD는 이렇게 말했다.

연료전지는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추출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결합해 전기를 만드는 친환경 발전기다. LNG와 수소만 놓고 보면 모두 폭발할 가능성이 있고 실제 사례도 많다. 이 때문에 당연히 연료전지 발전소는 위험할 줄 알았다.

생각과는 달리 지난 20년간 전 세계에서 연료전지 폭발 사고는 한 차례도 없었다고 한다. 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수소가 실제로 연료전지 내에 존재하는 시간은 극히 적기 때문이다. LNG 역시 한국가스공사로부터 관을 통해 공급받기 때문에 따로 보관할 필요가 없다.

김 PD는 "수소는 밀폐된 곳에 있을 때 폭발 위험이 있다"며 "연료전지 내에서는 물과 LNG가 흘러가면서 화학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수소는 바로 제거된다"고 설명했다.

연료전지는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NOx), 황화물(SOx)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다른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비교해 가동률도 90%에 달할 정도로 높다. 자연의 힘을 빌려야 하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의 가동률은 약 25%, 15%로 이보다 낮다.

화력 발전과 비교해 소음도 크지 않다. 설치면적도 적어 공간효율을 높여야 하는 도심 지역에 설치하기에 좋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자료를 보면 연료전지의 설치면적은 1㎿당 179㎡이다. 이에 비해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설치면적은 각각 1만9800㎡, 3만9600㎡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정부는 지난 6월 발표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분산형전원 발전량 비중을 2040년 30%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기준 연료전지는 국내에서 1764GWh의 전력을 생산했다. 49만 가구의 1년 치 전력 소비량이다. 이는 국내 총발전량의 0.3%를 차지한다.

현재 국내 연료전지 발전소 규모는 총 384㎿이다. 이 발전소들은 대부분 경기(43%)와 인천(20%), 서울(11%)에 몰려있다. 가전건물용으로는 보조금 지원과 공공기관 설치 의무화를 통해 8.3㎿를 보급 중이다.

김의경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산업실장은 "분산형전원 발전으로서 연료전지의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며 "보조금 지원이 시장경제 논리에 의해 점차 낮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2년까지 발전 규모를 1GW까지 늘리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경제성이 문제다. 수소경제법이 통과되면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경기 화성시 한국지역난방공사 동탄지사 상황실. (사진=한국지역난방공사 제공)


이날 한국지역난방공사 동탄지사에 설치된 연료전지 시설도 둘러봤다. 지난해 12월 준공된 이 시설에는 컨테이너 모양(가로 8m, 세로 2.5m, 높이 3m)의 연료전지 26기가 총 11.44㎿의 전기를 생산한다. A와 B동 2곳에 13기씩 나뉘어져 가스와 물 배관 등으로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현장에서도 연료전지 보급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하는 부분은 수익성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급 물량이 늘어나야 판매단가도 낮아질 수 있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초기투자 비용이 부담스럽다.

한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초기투자 비용이 기존 LNG 열병합발전소와 비교해 7배가량 많이 들어간다"며 "현재 판매단가는 1㎿당 5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그래도 동탄지사 연료전지의 가동률은 97%로 높다. 지역난방공사가 공급사인 두산퓨얼셀과 계약을 맺을 당시 목표한 실적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를 통해 수도권 지역 약 2만5000세대에 전기를 공급했다.

김창섭 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에너지 발전 산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사회에서 지지를 받아야 기술이 확산되고 먹거리가 되는 측면이 있다"며 "연료전지는 산업적인 관점에서 우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챙겨야 할 기술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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