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차 구광모 '파격 인사'...키워드는 '미래준비·인적쇄신·실용주의'

기사등록 2019/11/28 17:30:00

지난해 이어 외부 인재 수혈·젊은 임원 대거 발탁

그룹 전통 순혈주의 타파하고 인적쇄신 공격 경영

【서울=뉴시스】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2018.06.29 (사진 = ㈜LG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구광모 LG회장이 2020년 임원 임사를 통해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LG그룹은 지난 27일과 28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통해 2020년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2020년 LG의 임원인사는 고객과 시장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최고경영진의 변화와 사업리더에 젊은 인재 지속 발탁 등 미래 준비 가속화를 위한 쇄신 인사가 주요 특징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취임 첫해 임원 인사에서 외부수혈을 통해 보수적인 LG에 큰 변화를 몰고온 데 이어, 이번 인사에서도 주력 계열사 LG전자의 CEO를 교체하는 등 '안정'보다 미래를 위해 '변화'를 택했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적극적인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고, 기술 및 특허와 관련해 국내외에서 대규모 소송전을 벌이며 공세적 면모를 보여왔다. 만 41세의 젊은 총수인 구 회장의 실용주의적 사고가 인사 스타일에서도 나타나며 자신만의 색깔을 보다 확실하게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거 물갈이를 단행하지 않으면서도 꼭 필요한 '핵심 포인트 인사'를 통한 그룹 쇄신 의지와 경영 방향성을 명확히 드러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하반기 사업보고회에서도 각 계열사의 미래 사업 역량을 세심하게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며 "구 회장의 실용주의에 기반한 혁신적 인사 스타일이 '뉴 LG'의 새로운 경영 방향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45세 이하 신규 임원을 2년 연속 20명을 넘게 선임하며, 혁신과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젊은 인재를 과감히 승진시킨 점도 주목된다. 사업리더에 젊은 인재를 지속적으로 발탁해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중장기적 관점에서 차세대 사업가를 육성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과감한 도전을 통해 빠른 혁신을 이루어 내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외부 인재 영입도 그룹 전통인 순혈주의를 타파하며 변화를 꿰하는 구 회장의 실용주의적 인사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LG그룹은 이번 연말 인사와는 별도로 부족한 역량 강화를 위한 외부 인재를 연중 지속적으로 영입했다. LG생활건강 에이본(AVON) 법인장(부사장)으로 한국코카콜라 이창엽 대표를, LG CNS 커스터머 데이터 앤 애널리틱스 사업부장(부사장)으로 한국 델 이엠씨 컨설팅서비스 김은생 총괄을 영입하는 등 올들어 총 14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또 구 회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5G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의 사업 경쟁력 확보를 고려한 인사를 실시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체 승진자의 약 60%가 이공계 인재였다.

또 LG그룹은 향후 계열사별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를 위해 전담 조직도 구성할 예정이다. 구 회장은 지난 9월 취임 첫 사장단 워크숍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사업 방식과 체질을 철저하게 변화시켜야 한다"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이자, 우리의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변화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최근 한·아세안 특별정상 회의 만찬, 한·베트남 정상회담 만찬 등에도 불참하면서 임원 인사 및 미래 준비라는 그룹의 최대 현안에 집중했다"면서"이번 인사에서 나타난 세대교체와 순혈주의 탈피, 연구 인력 발탁 등을 볼때 고강도 인적쇄신 없인 '뉴 LG'를 구체화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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