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진술 않겠다" 검찰 패싱 전략…재판 승부수 노리나

기사등록 2019/11/15 16:48:40

지난 14일 검찰 조사에서 '진술거부권' 행사

'방어 태세' 분석…재판에서 적극 변론할 듯

【의왕=뉴시스】홍효식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5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정경심 교수와 접견을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9.11.1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가윤 기자 =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첫 조사에서 진술을 전부 거부하는 등 검찰 수사에 사실상 응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검찰이 아닌 법원에서 무죄를 주장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은 전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에 비공개로 출석해 오전 9시35분부터 조사를 받았고, 조서 열람까지 마친 뒤 오후 5시30분께 귀가했다. 조사 다음날인 이날은 경기 의왕시 소재 서울구치소를 찾아 수감된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를 면회했다.

조 전 장관은 전날 검찰 조사 과정에서 검찰의 질문 일체에 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간 수사를 통해 확보한 물적 증거 등을 토대로 제기된 의혹들을 확인하려던 검찰 계획은 일부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조사가 끝난 직후 변호인을 통해 "아내의 공소장과 언론 등에서 저와 관련해 거론되고 있는 혐의 전체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서 분명히 부인하는 입장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 전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는 진술을 거부했지만, 변호인단을 통해 이전과 같이 의혹을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조 전 장관 딸의 장학금과 관련해서 뇌물 혐의 의혹이 제기되자 "재단을 통해 공식적으로 지급되고, 일체의 대가성이 확인되지 않은 장학금을 이유로 뇌물 혐의가 있다고 보는 것은 유죄의 심증을 유포하는 것"이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의왕=뉴시스】이영환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부인 정경심 교수 접견을 하기 위해 지난달 24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들어서고 있다. 2019.10.24. 20hwan@newsis.com
법조계에서는 조 전 장관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자신의 패는 보여주지 않은 채 검찰의 조사 내용을 확인하고, 향후 재판에서 사실관계 오인 및 법리오해 등의 주장을 통해 혐의를 전면 부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인 등 주변 인물이 구속되거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진술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라는 해석도 있다. 이 때문에 진술거부권 행사를 통해서 변수를 없애려 한 것이라는 취지다. 검찰에 강한 불신을 드러냄으로써 무죄 주장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내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엿보는 이들도 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가까운 사람들이 이미 구속기소된 데다 혐의도 여러 개"라며 "검찰에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기소 이후에는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변론할 것으로 보인다. 법정에서는 검찰이 갖고 있는 증거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추가 소환 조사를 예고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구속수사를 통해 집중 조사를 시도하려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지만, 아내가 이미 구속된 상황인 점 등이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추가 조사에서 새로운 혐의 및 정황들이 확인되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부부를 동시에 구속하는 사례가 거의 없고, 이미 알려진 의혹인 만큼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y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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