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커 "트럼프 못미더워도 존중해야"…무역 협상 회고

기사등록 2019/11/04 23:15:57

"트럼프와 얘기할 땐 미국 측 통계만 사용"

융커, 지난해 7월 백악관서 트럼프와 美-EU 무역 합의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양측 간 통상분쟁의 해소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2018.07.26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견이 크더라도 합의를 위해서는 그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일(현지시간) 독일 주간 슈피겔에 따르면 융커 위원장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 이 같이 회고했다.
 
융커 위원장은 "나는 트럼프의 많은 결정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를 존중한다"며 "그 역시 사람이다. 존중 없이 그를 대한다면 가시적인 합의를 위한 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미국과 EU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자 지난해 7월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서로 간 무역 장벽을 완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후 미국과 EU 간 무역 마찰은 일단 소강 상태로 접어 들었다.
 
융커 위원장은 "나의 사소한 비법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얘기할 때는 미국 측 통계만 사용한다는 것"이라며 "트럼프가 '당신들 수치 못믿는다'라고 말하면 나는 '이건 당신들 수치"라고 응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한 방식으로 당신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워싱턴에서 트럼프는 총리, 대통령 등 나보다 먼저 오벌오피스(백악관 집무실)를 다녀간 모든 유럽 인사들에 관해 말해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그에게 '이들 모두 중요하지만 당신은 잘못된 사람들에게 얘기했다. 회원국들이 아니라 EU 집행위가 무역 정책을 책임진다'고 말했다"며 "이 말이 그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는 이에 '나는 EU와 합의를 원하지 않는다. 당신과 합의를 보고 싶다'고 답했다"며 "나는 '무역 문제는 오로지 EU 집행위 소관이다. 나와의 합의가 곧 EU와의 합의'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미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룩셈부르크 미군 묘지 사진을 선물했다며 "트럼프가 출세한 장성들을 매우 존경한다는 점을 안다"며 "이는 트럼프를 깊이 감동시켰다. 이런 작은 것들이 마음을 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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