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잃은 죄인이 무슨 말을 할까”...화성사건 실종 아버지 오열

기사등록 2019/11/01 14:21:24

경찰, 화성사건 이 씨 추가 자백한 초등생 김모양 시신 발굴

수색 시작 전 유가족 찾아 오열..."30년을 폐인처럼 살았다"

【화성=뉴시스】 김종택 기자 = 1일 오후 경기 화성시 병점동 한 공원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살해한 것으로 확인된 '화성 실종 초등생' 유골 수색 현장에 유가족들이 놓아둔 꽃다발이 있다.이사건은 1989년 7월7일 화성 태안읍에서 김 양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된 것이다. 2019.11.01.semail3778@naver.com
【수원=뉴시스】정은아 이병희 기자 = 경찰이 1일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모(56)씨가 추가 자백한 초등생 김모양의 시신을 찾고 있는 가운데 김양의 가족들이 현장을 찾아 오열했다.

30년 전 초등학생 딸 김(당시 8세, 39)양을 잃은 아버지는 70대 후반의 백발노인이 되어 아들과 고모와 함께 실종장소를 찾았다.

화성 병점에 위치한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서 아버지는 오열로 그간의 고통스러웠던 세월을 토해냈다.

그리고 “자식 잃은 죄인이 무슨 말을 할까”라며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김 양의 고모는 “당시 아무리 암울한 사회라 해도 어떻게 살인사건을 단순 가출로 수사를 했나”라며 “당시 12월에 옷하고 가방 등이 나왔을 때 시신을 발견했어야 한다”고 슬피 울었다.

이어 “30년 동안 폐인처럼 살았다”며 “다시는 어린아이들이 이런 험한 꼴을 당하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이런 일을 당하면 그 부모들은 정말 피폐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양은 1989년 7월 7일 화성 태안읍에서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됐으며, 5개월여 만인 같은 해 12월 마을 주민들에 의해 실종 당시 착용한 옷가지 등만 발견돼 단순 실종사건으로 분류됐었다.

그리고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자신의 소행임을 자백했으며 경찰은 이날 실종된 A양의 시신을 찾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이 공원 일대 3600여㎡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등 120여 명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GPR(Ground Penetrating Radar, 지표투과 레이더) 장치 3대와 금속탐지기 등이 투입됐다. GPR은 10MHz~수 GHz 주파수 대역의 전자기 펄스를 이용하여 땅속 지하구조 파악 및 지하시설물 측량방법이다.

경찰은 경사가 있는 사고 현장 전체 구역을 5㎡씩 110여 개로 나눈 뒤 구역 별로 GPR과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구조물 등이 있는 지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역별로 금속탐지기 반응을 일으킨 지점에는 분홍색 깃발을, GPR 반응을 일으킨 지점에는 주황색 깃발로 표시했다. 

경찰은 이날 수색 작업을 마치고, 2일 오전 정식 발굴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발굴작업은 금속탐지기나 GPR 반응을 일으킨 지점을 중심으로 1㎡씩 구획을 정하고, 흙을 10㎝씩 파 내려가면서 특이사항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GPR 장치는 땅속 지하구조와 지하시설물을 측량하는 장치로, 땅속 1~1.5m 깊이까지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최대 3m 깊이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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