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그리운 마왕"···오늘 신해철 5주기

기사등록 2019/10/27 08:08:46
신해철 (사진 = KCA 제공)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27일 가수 신해철(1968~2014) 5주기를 맞았다. 이날 오후 5시 서울 이촌동 노들섬 라이브 하우스에서 추모 콘서트 '시월'이 열린다.

'꿈이 이루는 세상'이 주최하고 PA 엔터테인먼트가 주관하는 추모 콘서트는 생전에 신해철과 인연이 있었던 지인들과 그를 추모하는 뮤지션들이 마음을 모은 자리다. PA는 "이들은 모임의 명칭을 '시월' 이라 칭하고 이번 추모콘서트의 이름도 '시월'로 정했다"고 전했다.

'시월' 추모팀으로 묶인 김영석·이수용·임상묵·홍경민·데빈·다빈크·쭈니·김동혁·쌩·이현섭·최문석·정구현·신지를 비롯 박완규(부활), 지우(에메랄드캐슬), 안흥찬(크래쉬), 고유진(플라워) 그리고 류정헌·정모·김진환·일리노 등 후배 뮤지션이 함께 한다.

주최사는 무료로 행사를 맡았고, 출연하는 뮤지션들 역시 모두 출연료를 받지 않는다. 추모 콘서트 포스터와 로고 디자인은 석정현 작가가 맡았다.

PA는 "매년 이맘 때면 더욱 신해철의 노래를 떠올리는 팬들과 그의 빈자리를 여전히 아쉬워하고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번 '시월' 추모콘서트는 잠시나마 아쉬움을 잊게 해줄 행복한 위로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해철 5주기 추모 공연 '시월' 포스터 (사진 = PA 엔터테인먼트)
이처럼 신해철은 여전히 기억되고 있다. 전날 오후 방송된 MBC TV '놀면 뭐하니?-유플래쉬'에서도 신해철을 기억하는 무대가 마련됐다.

유재석의 드럼 독주회에서 신해철을 추억하는 순서가 펼쳐졌다. 가수 이승환, 밴드 '국카스텐' 보컬 하현우가 함께 만든 자리였다. 신해철의 미발표곡 '아버지와 나 파트3'가 이승환 등의 편곡을 통해 '스타맨(STARMAN)'으로 재탄생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승환은 자신과 신해철, 서태지의 합동 공연 '마태승 콘서트'가 성사될 뻔했었다며 신해철에게 "마음의 부채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서태지의 설득으로 공연 참여를 결심했는데 일주일쯤 뒤 신해철에게 안타까운 사건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신해철)가 얼마나 훌륭한 음악인이었는지 대중에게 다시 각인시키고 싶고, (신해철의) 아이들이 들었을 때 아빠에 대한 자긍심을 느껴 밝게 자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놀면 뭐하니?-유플래쉬' 신해철 추모무대 (사진 = MBC 제공)
초등학교 때부터 신해철의 팬이었는 하현우는 "음악적으로 저에게는 선생님이자 록스타"라고 기억했다.

신해철은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로 우승하면서 데뷔했다. 지난해가 데뷔 30주년이었다. 가수 서태지가 존경심을 표한 신해철은 앞서가는 뮤지션이었다. 서태지는 1990년대 초반 신해철에게 샘플러 사용법을 배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해철이 이끈 밴드 '넥스트'의 음악에서 보듯 신해철의 음악기반은 록이지만 신시사이저나 미디 등 최신장비를 음악에 적극 활용한 대표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싱어송라이터 윤상과 함께 만든 프로젝트 그룹 '노 댄스'를 비롯해 솔로앨범 '크롬스 테크노 웍스'와 '모노롬', 또 다른 프로젝트 그룹 '비트겐슈타인' 등을 통해 음악 실험을 지속했다.

신해철 (사진 = KCA 제공)
신해철이 당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까닭은 가요계를 넘어 사회·정치계에까지 영향력을 미쳤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 스테이션' DJ를 맡아 과감하면서 파격적인 발언으로 '마왕'이란 별명을 얻었던 그는 '엘리트 뮤지션'으로 주목받았다. 서강대 철학과 출신(중퇴)이다.

정치적인 발언과 행동도 서슴지 않았고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과감하게 내뱉는 '독설 논객'으로도 통했다. 사회를 뜻하는 소사이어티(society)와 연예인을 가리키는 엔터테이너(entertainer)를 합쳐 만든 신조어인 소셜테이너의 원조 격이다. MBC TV '100분 토론'에 여러 차례 출연해 대마초 비범죄화 주장, 간통죄 반대, 학생 체벌 금지 등을 주장했다.

신해철은 2014년 10월17일 복강경을 이용한 위장관유착박리 수술 등을 받고 고열과 복통 등을 호소하다가 열흘 뒤 사망했다. 이후 사회적으로 의료사고 논란이 번졌다. 2016년에는 소위 신해철 법으로 통하는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대법원은 신해철의 수술을 집도했다가 의료 과실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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