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낮을수록 금연 어렵다…전자담배 사용률 '역대 최고'

기사등록 2019/10/27 12:00:00

소득 최하위 흡연율 최상위보다 9.1%p↑

전자담배 사용률 4.3%…"아이코스 등 영향"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세계 금연의 날인 31일 오후 서울 건물 외부에서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고 있다.  매년 흡연으로 인한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이는 전 세계 700만명 이상이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세계 전체의 흡연자 수는 감소했으나 2025년까지 담배 소비를 유의미한 수치로 줄일 수 있는 국가는 8개 중 1개 안팎에 그쳤다고 3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2018.05.31. park7691@newsis.com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남녀 모두 흡연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전자담배 사용률은 5년만에 3.6배 급증했다.

27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4416가구 1세 이상 1만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현재 흡연율(평생 담배 5갑 이상 피웠고 현재 담배를 피우는 비율)은 지난해 22.4%였다.

2017년 22.3%보다 0.1%포인트 소폭 올랐는데 2015년 1월 담뱃값 인상이 영향을 미친 22.6%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남성의 흡연율은 36.7%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치다. 2017년(38.1%)보다도 1.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전체 흡연율이 소폭 오른 건 여성 흡연율이 7.5%로 1년 사이 1.5%포인트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조사에서 눈에 띄는 건 소득 수준이 흡연에 미치는 영향이다.

소득 수준을 5분위로 나눠 상, 중상, 중, 중하, 하 등으로 구분했을 때 남성 흡연율은 중하(소득 하위 21~40%) 구간이 41.8%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하(하위 20%) 구간이 40.1%로 높았으며 이후 소득이 높을수록 흡연율은 35.4%, 34.4%, 31.0% 등으로 떨어졌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간 차이는 9.1%포인트였는데 이는 20년 전 6.3%(하위 70.0%-상위 63.7%)보다 격차가 벌어진 수치다.

이는 여성도 마찬가지다.

여성은 소득이 낮을수록 흡연율이 높게 나타나 하 구간이 10.7%로 가장 높았고 소득이 높아질수록 10.6%, 6.9%, 5.6%, 3.2% 등으로 흡연율이 낮아졌다. 소득 상위와 하위 간 차이는 7.5%포인트로 1998년 5.3%포인트보다 2.2%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결과를 두고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스트레스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아 담배를 끊기 어려울 수 있으며 담뱃값과도 관련지어 생각해볼 수도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담뱃값이 금연을 유도하는 효과는 소득 수준이 낮은 분들에게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 이런(소득이 낮을수록 흡연율이 높다는) 결과는 우리나라 담뱃값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더 자세한 인과관계 분석을 위해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나타난 흡연율 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며 그 결과를 내년 상반기에 공개할 계획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전자담배 사용자의 증가다.

2013년 첫 조사 당시 1.1%였던 전자담배 현재 사용률(최근 한 달간 전자담배를 사용한 비율)은 지난해 4.3%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7년 2.7%보다 1.6%포인트 증가했다.

성인 남성의 사용률은 7.1%로 2015년(7.1%)과 함께 최고치를 보였다. 복지부는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출시(2017년 6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엔 당시 궐련형 일반담배의 담뱃값 2000원 인상으로 전자담배 사용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뉴시스】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중 소득수준별 주요 건강지표 현황. (그래픽=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제공)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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