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도움 받던 한국, 세계 10대 빈국 네팔에 교육 원조

기사등록 2019/10/27 16:34:54

신축 학교 공정률 97%,

완공 앞둔 17차 엄홍길휴먼스쿨

【카트만두(네팔)=뉴시스】 김경목 기자 = 네팔 노동자들이 24일 오전(현지시간) 수도 카트만두 외곽지역인 샹카라푸(해발 1855m)의 국립 쉬리 칼리카 셔런 중등학교 신축 공사 현장에서 도색 작업을 하고 있다. 2019.10.24.  photo31@newsis.com

【카트만두(네팔)=뉴시스】 김경목 기자 = 경제원조를 받던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빈곤국 네팔에 교육 인프라를 조성해 주고 있다.

엄홍길휴먼재단과 전라남도교육청이 예산을 지원해 신축 중인 공립 쉬리 칼리카 셔런 중등학교(Shree Kalika Sharan Secondary School)를 지난 24일(현지시간) 찾았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 구도심 타말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걸리는 샹카라푸의 유일한 교육시설인 쉬리 칼리카 셔런 중등학교(초·중등과정)는 해발 1855m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높은 설악산 대청봉의 해발고도가 1708m인 점을 생각하면 얼마나 높은 곳에 학교가 있는지 실감된다.

엄홍길휴먼재단과 전남교육청의 도움으로 신축되고 있는 학교에는 오래된 건물이 1개동 있는데 마치 헛간처럼 보였다.

지금은 헐려 볼 수 없는 또 다른 낡은 학교 건물은 2015년 네팔 대지진 때 벽이 갈라지고 금이 가는 등 안전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해 지난해 해체됐다.

현재 짓고 있는 학교는 지난해 10월29일 기공식을 열고 공사를 시작한 지 1년 만인 10월 현재 공정률 97%까지 진행됐다.

교실 10실과 기숙사 14실, 다목적홀 1실이 갖춰졌고 운동장에는 야외화장실 1개동이 만들어졌다.

취재 당일 네팔 인부들은 학교 외벽을 노랗게 페인트칠하고 있었다.

건축 책임자인 수리망따남은 "화장실의 시멘트가 굳지 않아서 이번 달에 완공은 못한다. 그러나 12월까지는 모든 공사가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엄홍길휴먼재단과 학교 측은 내년 1월에 준공식을 갖고 학생들에게 새 교육환경을 선물할 계획이다.

이 학교에서는 28명의 교사가 482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학교 준공 절차가 완료되면 새 교실 면적이 기존보다 훨씬 더 넓은 데다가 교실 수까지 많아짐으로써 학급당 학생 수 감소로 이어져 교육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엄홍길휴먼스쿨 프로젝트의 장학사업도 시작되면 가난 때문에 공부를 포기해야 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카트만두(네팔)=뉴시스】 김경목 기자 = 네팔 노동자들이 24일 오전(현지시간) 수도 카트만두 외곽지역인 샹카라푸(해발 1855m)의 국립 쉬리 칼리카 셔런 중등학교 신축 공사 현장에서 오전 작업을 마무리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19.10.24.  photo31@newsis.com
주민 4000여명이 살고 있는 샹카라푸 지역의 최대 숙원사업은 대학교를 건립하는 것이다.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못해 국립간호대학과 카트만두대학 등 도심에 몰려 있는 대학까지 샹카라푸에서 등하교하는 게 어려워 자취에 필요한 학비를 지원해줘야 하는데, 거의 모든 학부모들이 대학교 학비와 자취 등에 필요한 생활비 뒷바라지가 어려운 형편이다.

이곳 학부모들도 우리나라처럼 자식 교육에 의지가 있지만 가정형편 탓에 뒷바라지를 못하는 실정이다.

남쁘로모따(58) 교장은 "우리 지역에 대학교를 건립하는 것이 최대 숙원사업"이라며 "현재 대지 조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교육당국에 건의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장학금을 지원해주는 데가 없어서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준 적이 없었다. 엄홍길휴먼재단에서 장학금을 준다면 교복과 책을 살 수 없는 가정형편인 대다수의 학생들부터 장학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에서 나오는 지원금이 많지 않아서 좋은 교사를 채용하기 어렵다"며 "한국인들이 재정 후원을 해주면 좋은 교사를 많이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팔에서는 가정형편이 좋은 아이들이 사립학교에 다니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국공립학교에 다닌다.

교사의 수준도 그런 식으로 차이가 난다.

산다와이빠(49) 촌장은 "작년에 학교 기공식을 했을 때 왔던 한국사람들에게 말했던 것"이라며 주저하듯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집과 학교까지 거리가 먼 아이들이 많아 등하교에 불편이 많다"며 "스쿨버스를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또 "학업을 마치고 졸업을 하는 아이들이 한국에 유학을 가고 싶어 한다"면서 "한국 유학을 갈 수 있게 한국인들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들은 이 밖에도 신축 학교 울타리 담장 설치에 필요한 벽돌과 도서관, 책, 컴퓨터 20대, 학교 경비원·청소원·운전원, 스포츠용품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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