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세계 정보기술(IT) 경기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여기는 대만 주요 핵심기업의 9월 매출액은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에도 전년 동월 대비 4.2% 늘어나는 회복세를 보였다.
중앙통신과 경제일보(經濟日報) 등은 21일 대만 19개 IT기업 매출 총액이 1조2765억 대만달러(약 49조2346억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매출액이 증가한 업체는 13개사로 8월에 비해 2개사가 늘어났다.
미중 통상마찰의 여파가 확산하는 우려가 가셔지지 않아 선행 불안감이 어지는 속에서 미국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수요 증대에 힘입은 바 크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지난 7월까지 5개월 연속 전년을 상회한 주요 IT기업 매출 총액은 8월 들어 미중 통상마찰 격화에 대비한 재고 확충이 일단락하면서 주춤, 6개월 만에 0.02% 감소했다.
9월 새로 출시한 아이폰 제조에 연관된 부품기업이 회복을 견인했다.
카메라용 광학렌즈를 생산하는 다리광전(大立光電)의 매출액이 20% 가까이 급증했다.
스마트폰 케이스를 제조하는 커청과기(可成科技) 매출액은 13% 증가했다.
신형 아이폰은 탑재 액정패널 가격을 억제한 '11' 판매가 예상을 상회하는 호조를 보이자 애플은 각 부품업체에 증산을 주문했다.
스마트폰 조립을 맡은 전자기기 위탁제조 서비스(EMS)사 허숴롄허과기(和碩聯合科技)는 매출액이 30% 이상 크게 늘었고 EMS 세계 최대사 훙하이 정밀(鴻海精密) 경우 0.5% 증대했다.
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최대사인 TSMC(대만적체전로제조)는 8% 매출이 증가했다.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시스템 LSI(대규모 집적회로) 발주가 대폭 늘어났다.
다만 DRAM 메이커 난야과기(南亜科技)는 시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매출액이 37% 격감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달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일부 타결을 보았지만 12월 예정한 스마트폰 등 1600억 달러 상당 중국산 제품에 15% 추가관세 부과를 아직 보류하거나 취소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중국에서 생산하는 아이폰 등이 12월까지는 제품재고 물량을 늘리는 특수를 맞지만 그 이후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에서 IT 경기 회복이 일시적인 것에 머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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