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현대차 투자에 '만족'…美자동차 관세폭탄 면제될까(종합)

기사등록 2019/10/01 17:07:49

"트럼프 트윗, 한국 관세 제외에 긍정적 영향"

청문회 정국…11월 재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돼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앱티브사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설립을 환영하고 나선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계의 관심은 다음달 이뤄질 미국의 관세 부과 결정에 쏠리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현대차, 기아차, 앱티브가 미국에 40억 달러 규모의 자율주행 합작법인을 설립했다는 '빅뉴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많은 달러와 일자리를 뜻한다"며 "훌륭한 일자리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3일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3위 자율주행소프트웨어업체 앱티브사와 약 4조8000억원(40억 달러) 규모의 자율주행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2개의 완성차 공장을 건설하고도 남을 수준의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업계는 이번 대규모 투자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 문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투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트윗은 미 정부의 무역확장법 232조 검토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긍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최대 25% 고율관세 부과를 추진해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월 백악관에 수입 자동차·부품에 따른 안보위협을 조사한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이에 대한 결정을 한 차례 연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문제에 대해 EU·일본 등과 180일간 협상을 지시했으며, 협상을 마친 후 11월14일까지 관세 부과 문제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본의 경우 최근 70억달러 상당의 농산물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는 미일 무역협상을 타결한 상태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골드만삭스 본사에서 케빈 클락 앱티브 CEO와 자율주행 S/W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 본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2019.09.24. (사진=현대기아차 제공)  photo@newsis.com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해 한미FTA 개정을 완료해 관세부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관측되지만 정부와 업계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경제적인 면에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많은 한국 기업이 미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며 미국 LNG가스에 대한 한국의 수입확대,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합작투자 등을 언급했다. 한국가스공사는 미국 BP와 최대 18년간 12조원 규모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장기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지난 24일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FTA 개정 협정 등을 감안해 자동차 232조 조치 결정에서 한국을 면제해야 한다고 요구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에 한 차례 더 관세부과 결정을 연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부과 결정이 전체적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 청문회 정세에 들어간데다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어 관세문제를 끝까지 끌고 갈 가능성이 있다. 정치이슈와 경제이슈를 한꺼번에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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