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연천-강화 돼지열병 전파 가능성…매개체로 차량"

기사등록 2019/09/27 12:34:31

도축장·사료공장·분뇨처리장 등 공용 축산시설 사용 가능성

최근 강화에서만 5차례 확진 판정…감염매개체 파악에 관심

돼지고깃값 폭등 우려…냉장 삼겹살 소매가 전월比 14%↑

【인제=뉴시스】한윤식 기자 =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26일 육군 12사단 제독차량이 강원 인제지역에서 수로 인근 도로 등을 중심으로 소독 등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2019.09.26. (사진=육군 12사단 제공)nssysh@newsis.com

【세종=뉴시스】이승재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는 연천(2차 확진)과 강화(9차 확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농가 간 차량 역학 관계가 있다고 보고 정확한 직·간접적인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인천 강화군 하점면 소재 돼지농장 1개소는 ASF로 확진됐다"며 "해당 농가는 앞서 ASF가 발생한 연천군 백학면 돼지농장과 역학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현재 농식품부는 이 두 농장의 역학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직접적으로는 해당 농장 간 차량 이동이 있었을 수 있다. 또한 도축장과 사료공장, 분뇨처리장 등 축산 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바이러스가 옮겨 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역학관계 조사는 강화도 본섬에 ASF가 퍼지게 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 23일 파주시 적성면(4차 확진)을 끝으로 ASF 확정 판정은 강화도에서만 연이어 5차례 나오고 있다. 강화도 내에서는 각 돼지농장 간 직·간접적인 역학 관계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ASF 발생농가가 같은 도축장을 썼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여기에는 강화와 파주, 연천, 김포 등 각 지역의 농가가 모두 포함된다.

박 실장은 "간접적으로 같은 도축장을 이용한 농가가 있다"며 "정확한 역학 관계는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차량을 통한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야생멧돼지나 모기, 철새, 하천, 지하수 등 다양한 감염매개체가 여러 전문가와 축산 관계자들을 통해 계속해서 거론되는 이유다.

심지어 전날 ASF 발생한 석모도 돼지농장의 경우 차량 역학 관계가 없어 사태 파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석모도는 강화도 본섬과 석모대교로 연결된 섬이다.

일부에서는 정부 부처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지지부진한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실장은 "환경부에서 임진강과 한탄강에서 시료를 채취해 검사를 진행했고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며 "비무장지대(DMZ) 내 야생멧돼지 폐사체에 대해서는 국방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생멧돼지의 경우 국방부가 폐사체 발견을 알리면 환경부가 시료 채취 등 검사를 진행한다"며 "지금까지 DMZ 내에 2건, 민통선 내에 6건 폐사체가 발견됐고 모두 음성으로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ASF 발생 이후 한탄강과 임진강, 한강 하구까지 1차 분석을 마쳤고 조만간 자세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상황실에서 열린 상황점검회의에서 이주명 축산정책국장과 방역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2019.09.27.(사진=농식품부 제공) photo@newsis.com


ASF 확산으로 돼지고깃값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식품부 자료를 보면 지난 26일 기준 도매시장 평균 돼지고기 경매 가격은 kg당 4289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2.6% 낮은 수준이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2.6% 비싸졌다. 냉장삼겹살 소매 가격은 kg당 2만1570원으로 지난달보다 14.0% 올랐다.

박 실장은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 이후 소비심리 영향을 미치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올랐다"며 "가격 추이를 모니터링하면서 회복이 안 될 경우 농협 등에서 물량을 방출해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7시 기준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따른 돼지 살처분 대상은 34개 농장에서 총 6만2365마리다. 이 가운데 2만8850마리는 살처분됐고 3만2535마리가 남아 있다.

이는 이날 오전 9번째 확진을 받은 강화군 하점면을 제외한 수치로 살처분 대상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russa@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