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찾은 與 "기업 뒷받침 하겠다"…기업 "日과 마찰 해결 필요"

기사등록 2019/09/25 18:33:03 최종수정 2019/09/25 19:03:44

투자환경 개선 측면·노동개혁·규제개혁·정기국회 요구안 등

민주당 이원욱·민병두 등 10여명, 주요기업 14개사와 간담회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 귀를 열다! 주요 기업 현안간담회'에서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19.09.25.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임종명 한주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5일 삼성전자, LG, GS, 롯데 등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일본 수출규제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기업들에 필요한 부분 등 현장의 목소리 청취는 물론 집권 여당 차원에서 기업들에 바라는 점을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와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두 의원, 신경민·최운열 등 당 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 등 1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을 찾아 '민주당 의원, 귀를 열다! 주요 기업 현안 간담회'를 진행했다.

기업에서는 금호아시아나, 대한항공, 두산, 롯데, 삼성전자, 코오롱환경에너지, 한국조선해양,한화, 현대자동차, CJ대한통운, DB하이텍, GS, LG, SK 등 14개사가  참석했다.

민병두 의원은 기업인들을 향해 "이대로 여기서 긴장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세계가 아주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동남아나 중국, 인도에 가보면 IT(정보기술)도시, 제조업 도시, 스마트 도시가 300개씩, 500개씩 기획되고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울산, 창원 같은 제조업 도시를 만들고 판교 같은 IT신도시를 만드는데 시간 차가 긴데 다른 나라의 경우 지난 5년 간 수백개가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0년 전 중국 베이징에 가면 지하철 노선이 한 개 였는데 10년 사이에 20개로 늘었다. 1970년대 국민소득 2000달러였던 때 중화학공업을 일으킨다고 하니 외국에서 그게 가능하냐 이야기했다. 그러나 1990년대와 2000년대, 제조업 강국이 될 수 있었다. 김대중 정부 때 세운 IT 강국 로드맵 그런 부분에 올인하고 추진해서 일본에 비해 GDP(국내총생산)가 2.7배 성장했다. 노무현 정부 때 문화강국을 외쳐 현재 한류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15년 전 중국에는 ATM 머신이 인구 40만명 당 하나 있었다. 은행 계좌를 가진 사람도 많지 않았다. 이걸 하나씩 밟아 올라왔다면 20~30년이 걸렸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스마트폰 QR코드로 금융인프라와 통신인프라를 바꿨다. 혁신성장은 이런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과거에 축적된 문제를 과거의 해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축적 문제를 미래 해법으로 풀어내는 게 혁신하는 길"이라며 "지난 8월 데이터 경제를 선언하고 AI(인공지능), 미래차, 데이터를 3대 성장동력으로 규정했다. 입법도 추진하나 성과가 분명하지 않다. 국회가 국회의 시계를 멈추는 건 자유지만 국가와 국민의 시계를 멈춰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국회가 여러분을 뒷받침해 국민, 기업 시계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우선 "어려움에 빠진 한국 경제에 대한 지혜를 모아볼까 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고 결국에는 기업인과 같이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일부에서 재정을 지나치게 투자함으로 인해 국가재정이 파탄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다만 IMF(국제통화기금)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꾸준히 권고하듯 노인빈곤층을 위해 재정 투자가 불가피한 것처럼 어쩔 수 없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라고 전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재정투자와 함께 권고하는 것은 규제개혁과 노동개혁"이라며 "규제개혁은 문재인 정부에서 꽤나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분야다. 올해 규제 샌드박스 100개 정도 목표했는데 벌써 120개가 됐다. 올해 안에 200개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손도 못 대고 있는 게 노동개혁이다. 정부가 모두 민주노총의 편이 돼 일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가야할 길에 노동문제가 같이 한번 가봤으면 좋겠다"고 보탰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 귀를 열다! 주요 기업 현안간담회'에서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와 민병두 정무위원장 등 의원들이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19.09.25. kkssmm99@newsis.com

간담회는 당초 1시간30분 가량 예정됐으나 1시간이 더해져 2시간30분 간 진행됐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14개 개별 기업들이 처한 경제적 환경 등 필요한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경제살리기 정책과제와 관련해 투자환경 개선 측면, 노동개혁, 규제개혁, 정기국회에 요구할 제안 등 4가지 카테고리로 논의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일본과의 무역마찰로 인한 위험성 해결을 위해 국가가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투자활력 제고나 신산업 육성 등을 위해 규제개혁이 상당히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고 노동 문제는 관련 법안을 속도 있게 처리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분명한 역할을 못 하는 것에 대해선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다. 대신 여야 협치를 통해 규제개혁 등 필요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민주당뿐 아니라 야당 설득도 적극적으로 해야 하니 비판할 때는 비판하되 민주당을 지지해달라고 했다. 경제정책은 여당에 대한 비판이 많겠지만 3분의 2는 여당 비판, 3분의 1은 야당에 적극 협조 요청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기업 의견 청취를 토대로 당에서 어떤 노력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한 번의 보여주기 행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하게 경제 문제에 대해 대기업 이야기를 듣고 상시 진행하기 위해선 창구가 필요하다. 내부적으로 그 역할을 할 만한 의원을 지정했다. 최운열 의원이 비례대표이고 민주당의 대표적 금융전문가이기 때문에 최 의원 중심으로 소통 창구를 열어놓고 해나가기로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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