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총리, "대법원 판결 동의하지 않으나 존중"…의회 재정회 의지

기사등록 2019/09/24 22:25:27

총리실, "총리 사임 의사 전혀 없어"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에 체류중인 보리스 존슨 총리가 대법원 판결 3시간 후 기업조찬 모임으로 이동하고 있다   AP
【서울=뉴시스】김재영 기자 =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대법원의 의회 장기정회 '불법 및 무효' 판결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나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유엔총회 연설 일정으로 뉴욕에 체류 중이며 대법원 판결은 미국 시간으로 24일 새벽 5시반에 나왔다. 존슨은 3시간 후 기업인 조찬 모임으로 가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존슨은 기자들에게 대법원 판결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이날 판결에도 불구하고 '여왕의 연설' 행사는 그대로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 여왕의 연설은 새 입법년도 개시를 위한 의회 행사로 연설을 앞두고 보통 1주 정도 '이전' 의회를 정회시킨다.

존슨 총리는 새로 취임한 자신의 정부가 추구하는 입법 계획을 담기 위해 새 입법년도 개시와 여왕의 연설이 필요하다면서 무려 5주간의 의회정회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이날 대법원은 9월10일부터 10월14일까지의 정회는 정상이 아니라면서 불법 및 무효 판결했다. 민주적 입법 활동을 저지하려는 월권이라고 잘라 말했다.

존슨 총리가 여왕의 연설을 고집한다면 결국 의회는 그에 앞서 1주 이상 문을 닫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존슨은 의회의 재정회를 시도한다는 것인데 다만 기간이 이전처럼 장기간이 될 경우 커다란 반발에 부딪힐 것이 틀림없다.

존슨은 또 이번 판결로 원만한 브렉시트가 한층 어려워졌다는 불만을 터트리면서 9월9일 정식 법이 된 '노 딜 봉쇄' 법안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10월31일 브렉시트를 결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런던의 존슨 총리실은 총리가 사임할 계획 같은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법원 판결 직후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당수가 전당대회 연설에서 "존슨은 자신의 위치를 생각해 봐야할 것"이라며 완곡하게 사임을 촉구했다. 자유민주당과 스코틀랜드국민당 등 다른 야당 대표들은 직설적으로 존슨의 사임을 요구했다. 

총리실은 또 총리가 귀국 일정을 5시간 정도 앞당겨 25일 오전에 런던에 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존 버커우 하원의장이 대법원 판결 직후에 25일 오전 11시반(한국시간 오후7시반) 하원 문을 다시 열고 하원의원들을 소집한다고 말했다. 존슨의 런던 귀경 시간과 비슷한 시각에 보름 전 10일 새벽부터 정회로 입법 활동이 금지된 하원이 문을 열게 된 것이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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