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재식 "후쿠시마 오염수 韓에 영향…과학적 근거 전부 아냐"

기사등록 2019/09/24 15:59:19

24일 원안위 기자간담회서 밝혀

日 오염수 방류에 거부권 행사 절차 없어

【서울=뉴시스】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장이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서울=뉴시스】이승재 기자 =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장은 24일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문제는 단순하게 과학적 근거로만 접근할 수 없다"며 "이는 인접국인 우리나라와 국제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일본 정부가 어떠한 형태의 커뮤니케이션 없이 지나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엄 위원장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에 대해 "오염수 처리가 해양에 미치는 영향과 환경 문제, 미래 세대가 짊어져야 할 짐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이런 견해를 내놨다.

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방사선 폐기물 처리에 있어 정당화의 원칙, 최적화의 원칙, 선량한도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적, 기술적인 검토는 선량한도의 원칙에 해당한다. 이보다는 정당화와 최적화 원칙이 선행돼야 한다"며 "우리는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이런 과정을 통해 검토된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엄 위원장은 얼마 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63차 IAEA 총회에 참석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에 대한 우려와 한국 정부의 국제공조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는 일본 정부가 고려하는 여러 기술적인 방안 가운데 하나"라며 "우리가 그 가능성을 사전에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인접국으로서 가질 수 있는 당연한 불안과 우려를 국제사회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IAEA 총회 관련 성과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엄 위원장은 "국제 사회가 일본 오염수 유출에 대한 우려를 인지했고 해양 방류로 인한 인접국의 우려에 공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며 "IAEA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우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고 전했다.

김성수 원안위 기획조정관은 "IAEA 총회에서 중국 측도 해양 방류는 절대 안 된다며 국제법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우리와의 적극적인 공조 의사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다만 IAEA는 실질적인 규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 아니라는 점을 우려하는 견해도 나온다.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로 결정하면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국제적인 절차는 없다는 것이 원안위의 설명이다.

엄 위원장은 "만약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로 결정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가 제한된다"며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국제 사회의 힘을 빌려서 일본 측에 의사를 전달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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