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법무장관은 수사중…검찰개혁 순항할까

기사등록 2019/09/09 16:29:48

조국 법무장관 9일 취임 후 업무 시작

文대통령, '검찰개혁' 완수 과제에 무게

부인 기소 등 가족수사 두고 논란 여전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후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등 신임 장관들과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2019.09.09.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수많은 논란 속에 조국(54) 법무부 장관이 결국 임명되면서 그의 최대 과제로 꼽혔던 '검찰 개혁'이 완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이미 조 장관 부인이 피의자 신분에 불구속 기소되는 등 현직 법무부 장관의 가족들이 수사대상이 된 초유의 상황이 검찰 개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 장관은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고 곧바로 법무부에서 취임식을 연 뒤 업무에 돌입한다.

지난달 9일 그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이후 가족들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조 장관 딸의 논문·장학금·표창장 등 입시 관련 의혹과 가족들이 투자한 사모펀드 의혹, 집안에서 운영하는 웅동학원 관련 의혹 등이다.

그로 인해 지명 철회와 자진 사퇴 요구까지 일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고심 끝에 조 장관을 임명했다. 부정적인 여론에도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은 임기 내 검찰 개혁이라는 국정과제 완수에 방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또 검찰 개혁의 '적임자'로 내세우며 조 장관을 지명했던 만큼, 물러설 경우 그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 장관 가족이 현재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을 지휘하는 상위기관인 법무부 수장에 오르는 것이 적합한지 의문이 나오고 있다. 특히 검찰 개혁을 완결 짓겠다는 명분으로 장관직에 올랐지만, 검찰 내부 반발이 불가피하며 오히려 그 정당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 교수는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혐의(사문서위조)로 지난 6일 불구속 기소됐다. 조 장관 부인과 자녀들이 출자한 사모펀드 등 다른 의혹도 수사가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정 교수는 조만간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조 장관 일가가 운영하는 웅동학원 관련 의혹 등도 수사 중으로 동생 등 가족들이 잇따라 소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장관 본인도 검찰에 고소·고발장이 접수돼 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2019.09.09. dahora83@newsis.com
이에 조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이 임명될 경우 가족 관련 수사에 대해 일체 보고를 받지 않고 지시도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도 조 장관 임명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향후 검찰 개혁 법안 논의와 통과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현재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 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돼 있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 협조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당은 조 장관 임명에 강하게 반발하며 총력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청와대와 여당 측은 조 장관 의혹 수사를 두고 검찰 개혁에 대한 반발로 보고 그 당위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민정수석 시절부터 권력기관 개혁에 앞장서온 조 장관이야말로 검찰과 한발 떨어져 그 과제를 완수할 수 있다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수사와 관련해 피의사실 유포 문제 등을 제기하며 검찰이 스스로 개혁 필요성을 입증했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문 대통령도 조 장관 본인의 위법행위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저를 보좌해 함께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매진했고 성과를 보여준 조 장관에게 그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는 발탁 이유를 분명하게 밝힌 바 있으며 그 의지가 좌초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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