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 또다시 공항 집결…경찰, 해산 촉구

기사등록 2019/09/01 17:38:42

홍콩철로공사, 공항으로 이어지는 노선의 운행 부분 중단

【홍콩=AP/뉴시스】1일 홍콩 국제공항 밖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개정 반대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와 경찰이 전날 저녁 곳곳에서 충돌한 이후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2019.09.01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개정 반대 시위대가 1일 공항에 속속 집결하자 경찰 당국이 해산 명령을 내렸다.

미국 CNN 방송과 홍콩 현지 언론들은 “시위대와 경찰이 31일 저녁 곳곳에서 충돌한 이후 1일에도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시민들에게 ‘스트레스 테스트’로 불리는 교통통행을 방해하는 시위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고, 이에 많은 사람들이 공항에 모이기 시작했다.

시위대는 오후 1시께 공항 인근 버스 정류소 주변에서 항의 시위를 시작했고, 2시께부터 일부 과격 시위대는 카트, 철제 난간 등을 이용해 ‘저지선’을 만들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홍콩 경찰은 트위터 등을 이용해 “오후 1시께부터 많은 시위대가 공항에 집결해 있다”면서 “경찰은 곧 강제해산 작전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시위대는 불법 행위를 중단하고 공항에서 즉시 떠나라"고 촉구했다.

앞서 홍콩 법원은 공항 내부 시위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고, 이 금지령은 여전히 발효 중이다.

아울러 홍콩철로유한공사(MTR)는 공항에 시위대가 집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항 철도 운행을 일부 중단했다.

MTR은 "정부와 공항 관리 당국의 요청에 따라 “도심 홍콩역에서 박물관역(홍콩 공항 다음역) 사이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MTR은 다만 박물관역에서 홍콩역으로 가는 열차 운영은 10분에 한편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홍콩=AP/뉴시스】1일 홍콩 국제공항 밖 통로에서 경찰관들이 일렬로 서서 시위대를 막고 있다. 2019.09.01
이밖에 시위대는 이날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앞에서도 시위를 벌였다. 약 200명의 시위대는 영국 통치 시절 발급받았던 여권이나 영국 국기를 들고 "우리는 영국인이다. 우리를 뒤에 남겨두지 말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공항 인근 시위와 달리 영사관 앞 시위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한편 전날 시위대는 중앙 정부 청사, 경찰청 등에 화염병과 벽돌을 던지며 거센 항의를 했다. 이에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발사하며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양측은 격렬하게 충돌했다.

검정색 옷을 갖춰입은 시위대는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사령부 건물 인근에서 "홍콩을 해방하라. 시대의 혁명이다!"라고 외쳤고, 도심 센트럴역 인근에서는 '차이나치(CHINAZI·중국+나치)'라고 쓴 대형 오성홍기(중국 국기)가 등장했다.

경찰은 불법 집회 참가, 경찰 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 손상 등 혐의로 31일에만 51명을 체포했다.

2일에도 홍콩 국제공항 교통 방해 시위가 이어지고, 총파업과 학생들의 동맹 휴업까지 예고되어 있어 홍콩의 정치적 위기는 한층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sophis7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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