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과 통화한 박원순 "대한민국 발전에 꼭 필요한 인물"

기사등록 2019/09/01 11:39:46 최종수정 2019/09/01 16:36:08

"이념의 굴레로 덧씌워 송두리째 폄훼 바람직하지 않아"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충분히 짐작"

"작은 격려라도 보태고 싶어…혼란의 시간 이젠 끝내야"

"인사 청문회 열어야…가짜뉴스 책임 지우는 제도 필요"

【서울=뉴시스】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뉴시스 DB)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엄호에 나섰다.

박 시장은 조 후보자는 대한민국에서 필요한 사람이라며 이념의 굴레로 덧씌워 송두리째 폄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또 인사청문회를 열고 국민에게 판단의 기회를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제가 곁에서 지켜봐 온 조국은 대한민국을 좀 더 나은 사회로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데 꼭 필요한 인물이다. 그의 치열했던 삶을 이념의 굴레로 덧씌워 송두리째 폄훼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특히나 시대의 어둠 속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심지어 옹호까지 했던 분들이 하는 말이라면 더욱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대한민국은 독재를 넘어 민주주의로 시민의 시대로 확장되고 발전해왔다. 그런 시대를 만드는 데 작은 기여라도 하고자 조 후보자는 누구보다 맹렬히 살아왔다"며 "며칠 전 조 후보자와 짧은 통화를 했다. 그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충분히 짐작하기에 인간적으로 작은 격려라도 보태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러나 야당과 일부 언론은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에 관해서는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어쩌면 그가 법무부 장관이 되서 하게 될 '사법개혁'을 원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며 "사실과 거짓이 뒤섞여 분간조차 할 수 없는 혼란의 시간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인사청문회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민을 믿고 존중한다면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지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인사청문회를 여는 것"이라며 "유감스럽게도 현재 인사청문회가 무산될 위기에 놓여있다. 야당은 어렵게 합의한 내용을 스스로 어기고 청문회를 무산시키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사청문회는 논쟁들과 주장들을 국민 앞에서 제대로 밝혀보라고 마련된 헌법상의 제도다. 이런 제도를 통하지 않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부풀린 악의적인 주장들을 내놓으며 정작 그것을 검증하자는 청문회를 거부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여야가 합의한대로 청문회 과정을 거쳐 사실관계가 확인되고 후보자의 자질이 검증되고 나면 나머지 몫은 국민의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오늘이 바로 그 분수령"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자신도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며 조 후보자를 지지했다.

박 시장은 "공직에 나서는 당사자는 누구나 온갖 비판과 엄정한 검증을 각오하고 감내해야 한다"며 "하지만 가족들에게까지 가해지는 무자비한 사생활침해와 인격 모독의 조리돌림을 지켜보는 일은 밤잠을 못 이룰 정도로 힘겨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 시장은 "사실 저는 누구보다도 가까운 곳에서 조 후보자를 지켜봐 온 사람 중 하나이다. 지금은 먼 옛날 일처럼 기억되는 암흑과도 같은 시대에 청년 조국은 헌신적이고 열정이 넘쳤다"며 "인권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법치주의가 온전히 작동되는 일에 우리는 청춘을 바쳤다"고 회상했다.

그는 "민주주의로, 시민의 시대로 만드는 데 작은 기여라도 하기 위해 조 후보자는 누구보다 맹렬히 살아왔다. 그때의 조국은 인권과 법치에 대해 누구보다도 해박했으며 그의 비판은 날카롭고 매서웠다"면서 "미국이나 독일처럼 허위보도나 가짜뉴스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지우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공직을 희망하는 그 누구라도 불법과 특혜를 통해 부당한 것을 누렸다면 비판받고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아직도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명백한 거짓을 진실인 양 내세우며 여론재판으로 모든 책임을 짊어지게 하려는 지금과 같은 모습은 분명 온당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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