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조치, 우리를 안보국으로 간주 않는다는 것…안보협력 근간 흔들어"
"우리 경제 실질 피해조장 행위…미래협력 진전 어렵게 하는 행위기도"
"종료 결정, 한일·한미 관계 미칠 영향 평가…한미일 3국 협력도 고려"
"日과 정보 교류 완전 차단 아냐…한미일 약정으로 대체 충분히 가능"
"美, 우리 입장 이해…발표문 공유 등 직전까지도 美와 긴밀히 소통"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이 한일 관계 신뢰 상실과 안보상의 문제를 거론하며 우리에게 취한 경제보복 조치는 과거의 역사 문제를 현재의 경제보복 문제로 전환시켰다"며 지소미아 종료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게다가 상호간 신뢰 바탕으로 안보간 우호 협력 근간으로 유지되는 백색리스트에서 아무 근거와 설명 없이 우리를 제외시켰다"며 "정부는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안보 문제로 전위시킨 상황에서 지소미아 효용성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7월 말까지 정부 내에서 지소미아 유지에 대해 사실상 유지 쪽의 의견이 다수였고 그 쪽으로 가는 듯 했다"며 "과거사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지향이라는 기조 하에서 한일 안보를 포함한 협력 관계를유지하려는 우리 정부의 투트랙 방침은 변화 없이 가야한다는 기조였다"고 전했다.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 초기 상황까지만 해도 지소미아 유지 의견이 다수였지만, 일본이 신뢰 훼손을 보복조치의 근거로 내세우면서 인식의 변화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과거사 문제를 현재의 경제 문제와 연계한 점이 지소미아 종료의 결정적 배경이 됐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지난 7월1일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 핵심소재 3종 수출규제 이어, 8월2일 백색국가 리스트에서 우리를 제외했다"며 "이 같은 행위는 우리를 안보국으로 간주하지 않는 것으로 한일 안보협력관계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로 정부는 인식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 나아가 우리 경제에서 반도체와 같은 첨단분야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의미 고려하면 우리 경제의 실질적 피해를 조장하는 행위로 인식했다"며 "게다가 미래 협력의 진전을 어렵게 하는 행위이기도 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간 단계 등을 검토하며 '혹시 이것이 국제법적으로 하자 있지 않을까' 해서 조약법에 있는 협약까지도 면밀히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교안보 차원에서 우리의 결정이 한일 관계, 한미 관계, 그리고 한반도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도 평가했다"며 "안보협력 뿐아니라 경제적 차원의 한일 미래협력 측면, 한미일 3국 간 협력 측면도 고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민감한 군사정보를 상호 교환한다는 것은 우방국가, 안보협력국가, 안보 협력을 전제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정부는 지난 2년 간 이런 전제 하에서 지소미아를 연장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의 근본적인 책임이 일본에 있다는 것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국가 외교라는 것은 명분도, 실리도, 국민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것도 중요하다. 또 저희는 실리적 측면도 함께 검토했다"며 쉽게 내린 결정이 아니란 점을 부각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지소미아는 상호 간 정보교환 방법과 정보보호 관리법을 정한 기본 틀"이라며 "양국이 반드시 정보를 교환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소미아가 종료됐다 해서 마치 한미일 3국 협력이 와해 되거나 일본과의 정보 교류가 완전히 차단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지소미아가 체결된 2016년 11월 이전에도 한미일 3국 간 군사정보 교환은 이뤄졌다"며 "2014년 12월에 만들어진 소위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으로 2016년까지 미국을 매개로 한 간접적인 방식으로 한미일 3국 간 군사정보 교환이 이뤄졌다"고 했다.
지소미아 틀 안에서 교환된 정보의 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꼽았다. 계속 유지할 만큼의 효용성이 떨어졌다는 점을 통해 종료의 당위성을 부각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2016년 11월 지소미아 체결 후에 현재까지 한일간 직접 정보교류 횟수는 29회였다"며 "일본이 우리 측에 제공한 군사정보의 질이나 효용성에 대해 말할 수 없지만 최근에는 정보교류 대상이 감소 추세였다"고 전했다.
이어 "2018년도에는 사실상 정보 교류의 수요가 없었지만, 최근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일본 측이 우리에게 요구한 안보 정보교류 수요가 있었다"며 "그래서 이것이 올라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지소미아 종료 여부를 검토하는 시기에도 일본이 미국이 제시한 '스탠드 스틸'을 거부한 사례를 들며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일본 측으로부터 반응이 없다면 지소미아 종료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리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 여기 오기 직전에 미국 측과 소통했다"며 "발표문과 동시에 우리 입장을 명확히 공유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외교적 노력을 견지했고 정치적 안보적 국민 정서적 현 상황에 대한 제반 측면을 면밀히 검토했다"며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여파의 최소화를 위해 미국과도 긴밀히 소통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소미아가 종료된다 하더라고 우리 정부 자산과 한미 연합자산을 통해 한반도 주변의 안보 상황은 면밀히 대비 가능하고, 감시가 가능하다"며 "필요시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을 통해 일본과도 협력은 진행 된다. 즉 정보 공백이나 감시 공백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일본이 우리에 대한 부당한 보복적 조치를 철회하고 한일 양국간 우호 관계가 회복될 경우 지소미아를 포함한 여러 조치들은 다시 재검토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의용 안보실장 주재의 NSC 상임위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후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문 대통령이 상임위 결정을 수용하면서 최종 입장이 발표됐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NSC 상임위 결정을 보고받았고, 약 1시간 정도 토론을 진행했다"며 "그리고 종료를 재가했다"고 전했다.
kyustar@newsis.com, redi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