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서서 손만 움직이면…쓱닷컴 배송센터 가보니

기사등록 2019/06/25 15:54:17 최종수정 2019/06/25 21:42:30

쓱닷컴 온라인 배송 센터 80% 자동화

'피킹' 작업자 움직이지 않고 서서 일해

27일 새벽배송 자동화 시스템 자신감

현재 2개 연말 1개 추가 5년 내 11개

【서울=뉴시스】 경기도 김포에 있는 SSG(쓱)닷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 Next Geaneration Online Store) 2호 내부 모습. photo@newsis.com 2019-06-25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모니터 왼쪽 화면에 모 업체 믹스커피 사진이 떴다. 오른쪽에는 유통기한과 상품코드, 정확한 제품명이 적혔다. 하단에는 숫자가 있었다. 세 칸 중 가운데 칸에 숫자 '1', 오른쪽 칸에 '2'가 있었다. 왼쪽 칸은 아무 숫자도 없었다.

직원은 화면을 확인한 뒤, 바구니에 실려 온 믹스커피 세 통 중 모니터 아래 세 개 레일 중 가운데에 한 통, 오른쪽 레일에 두 통을 놨다. 이 믹스커피는 레일을 타고 가더니 포장 바구니 담겼다. 배송을 보내야 할 물건을 골라 포장재에 담는 '피킹'(picking) 작업은 순식간에 끝났다.

'GTP'(goods to person) 시스템, '사람이 물건을 찾으러 가는 대신 물건이 사람을 찾아온다'는 의미다. 직원이 물건 있는 곳으로 이동해 배송할 제품을 찾아 담는 것이 아니라 물건이 앞에 오면 직원은 수량만 맞춰 분류만 하면 된다. 이게 바로 SSG(쓱)닷컴이 자랑하는 최첨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 Next Geaneration Online Store)의 핵심 기술이다.

 25일 오전 경기 김포시에 있는 네오 2호 안에서 물건 배송을 준비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직원은 한 명도 없었다. 대부분 한 자리에 서 있었고, 가끔 걸어서 움직였다.

쓱닷컴이 오는 27일부터 새벽 배송을 시작한다. 마켓컬리, 쿠팡 등 e커머스 업체가 주도하는 새벽 배송 서비스에 전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었던 배경에 네오가 있다. 최우정 쓱닷컴 대표는 25일 네오 2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네오는 우리의 자부심"이라고 했다. 말하자면 네오는 쓱닷컴 새벽 배송의 첨병이다.
【서울=뉴시스】 경기도 김포에 있는 SSG(쓱)닷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 Next Geaneration Online Store) 2호 내부 모습. photo@newsis.com 2019-06-25

자정까지 주문받은 제품을 이튿날 새벽 6시까지 집 앞까지 가져다 놓아야 한다. 새벽 배송 성패는 속도에서 갈린다. 여기서 속도는 차에 실린 물건이 배송 지역까지 얼마나 걸리느냐가 아니다. 물건을 골라 포장하는 것까지를 의미하는 피킹의 신속성이 중요하다. 이 과정을 자동화한 게 바로 네오다. 주문에서 배송, 재고 관리 작업 중 80%가 자동화했다. 쓱닷컴 관계자는 "배달 자체는 차든, 오토바이든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고객이 주문하면 자동 재고 관리 시스템의 322개 셔틀 유닛이 14m 높이 거대 재고 창고를 분당 200m 속도로 오가며 상품을 꺼내온다. 이후 GTP 시스템으로 작업자에게 물건을 보내면 작업자는 간단한 분류 작업과 모니터 터치 몇 번으로 상품을 배송 바구니에 담는다. 바구니가 레일을 따라 움직이며 배송해야 할 상품을 모두 담으면 자동 출하된다.

'콜드체인 시스템'(Cold-Chain system)은 네오의 강점이다. 새벽 배송의 경우 아침 식사를 위해 유제품 등 상하기 쉬운 상품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네오는 상품 입고부터 고객 집 앞까지 배송될 때까지 영상 10도 이하 온도를 유지·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전체 1만3000평 규모 네오 2호 3층에서 신선·냉장·냉동식품 피킹이 이뤄진다. 3층만 기온이 영상 8도로 유지된다. 거대한 냉장고를 한 층 전체에 들여놓은 셈이다. 이들 제품은 물류 센터 내에서 이동할 때도 보냉제와 함께 움직인다.
【서울=뉴시스】 경기도 김포에 있는 SSG(쓱)닷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 Next Geaneration Online Store) 2호 내부 모습. photo@newsis.com 2019-06-25

2014년 만들어진 네오 1호는 경기 용인시에, 2016년 만들어진 2호는 김포시에 있다. 올해 12월에 완공 예정인 3호는 2호 바로 옆에 들어설 예정이다. 1호가 하루에 1만5000건을, 2호가 3만1000건을 각각 소화할 수 있다. 현재 새벽 배송은 2호를 통해 최대 5000건까지 가능하다. 이를 연말까지 1만 건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3호가 가동되면 1만건을 추가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총 주문은 3만5000건이 추가된다. 쓱닷컴 관계자는 "앞으로 5년 내 전국에 네오를 11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쓱닷컴 새벽 배송은 일단 강서·양천·마포·서대문·영등포구 등 서울 10개 구에서만 이뤄진다. 네오 3호가 완공되면 배송 지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jb@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