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입법회,시위 사태에 이틀 연속 범죄인 인도법 심의 연기

기사등록 2019/06/13 16:07:57

홍콩 당국, 보안 이유로 13~14일 정부청사 폐쇄

전날 시위로 적어도 시위대 2명 체포·79명 부상

【홍콩=AP/뉴시스】홍콩 경찰들이 12일 입법원 근처 도로에서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고 있다.2019.06.12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홍콩 의회 격인 입법회가 13일에도 논란이 된 범죄인 인도법(도망범 조례<逃犯條例>)' 개정안(개정안)에 대한 2차 심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홍콩 당국은 보안상 이유를 들어 정부청사를 일시 폐쇄했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홍콩 정부신문처에 따르면 입법회는 앤드루 렁 의장은 이날 예정됐던 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다음 회의 일시는 렁 의장이 결정하는대로 의원들에게 통지될 예정이다.

렁 의장은 전날에도 수만명의 시위대가 심의를 막기 위해 입법부와 정부청사로 진입하는 도로를 점거하자 회의를 연기하고 추후 일정을 통보하겠다고 한 바 있다.

홍콩 당국은 보안상의 이유로 13~14일 정부청사(CGO)를 일시 폐쇄한다면서 CGO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출근하지 말고 각 부처와 부서 비상 계획에 따라 근무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모든 CGO 방문 일정은 연기되거나 취소된다고도 공지했다.

【홍콩=AP/뉴시스】'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에 반발해 거리로 뛰쳐나온 시위대가 13일 오전 0시 무렵 해산을 시작하면서 홍콩 도심 교통이 대부분 복구됐다. 사진은 시위 잔재가 남아 있는 입법회 청사를 경찰이 순찰하고 있는 모습. 2019.06.13
홍콩 민주화를 지지하는 이른바 민주파 의원인 레이몬드 첸은 SCMP에 "정부와 (입법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친중 성향 건제파(建制派) 의원들은 개정안에 대한 시민의 분노가 사라질 때까지 회의를 연기하길 원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시민들은 개정안이 철회되지 않는 한 추가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민주파 의원들은 이날 중 친중파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과 회동이 성사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했다. 람 장관은 전날 배포한 동영상 성명에서 시위를 조직된 폭동으로 규정하고 개정안 강행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도 일축했다.

민주파 의원 클라우디아 모도 람 장관이 개정안을 보류하는 데 동의하기 전까지 심사는 무기한 연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친(親) 중국 의원들은 전날 시위대의 봉새로 청사 진입이 불가능해지자 경찰 본부에서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AP/뉴시스】'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에 반발해 거리로 뛰쳐나온 시위대가 13일 오전 0시 무렵 해산을 시작하면서 홍콩 도심 교통이 대부분 복구됐다. 사진은 시위 잔재가 남아 있는 입법회 청사를 경찰이 순찰하고 있는 모습. 2019.06.13
한편 시위대가 전날 자정 무렵부터 해산을 시작하면서 입법부 청사 주변과 홍콩 도심의 교통은 대부분 정상화됐다. SCMP는 검은색 옷과 마스크를 착용한 시위대 수백명이 청사 주변에 남아 있지만 추가 행동을 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이들도 심사가 연기 됐다는 발표 이후 해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스티븐 로 홍콩 경찰청장이 이번 시위를 폭동(riot)라고 규정한 뒤 현재 적어도 2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SCMP는 전했다. 이들은 청사 주변이 아닌 시위 과정에서 입은 부상을 치료하고자 병원을 찾았을 때 의료진의 신고로 체포됐다. 부상자는 현재 79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2명은 중상, 13명은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나머지 64명은 귀가했다.

이밖에 유럽연합(EU)는 성명을 내어 평화적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라라고 촉구했다. 개정안에 대한 깊고 포괄적인 공론화도 요구했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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