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울고용노동청서 최저임금위 첫 공청회 열려
노사 위원들 최저임금 차등적용 문제 놓고 기싸움
박준식 위원장 "차등적용 논의 필요성 검토할 것"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공청회에는 근로자 대표와 사용자 대표 각 3명씩 참석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와 관련해 토론을 벌였다.
근로자 대표로 참석한 청년유니온 조합원 박종은 씨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최저임금에 대해 물어보면 아직 많이 부족하고 하나같이 1만원은 돼야 한다고 얘기한다"며 "하루 1000명이 오는 매장에서 3명이 일할 정도로 바쁜 곳이 많은데 노동 강도에 비해 임금이 적다고 얘기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씨는 "특히 자취하는 사람들은 아끼고 아껴야 생활이 가능하다"며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조금 돈 모아서 여행 갈 수 있다고 꿈꾸듯이 얘기한다. 그 정도로 여유 없는 경우가 많다.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은 존중받는 노동과 일터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상순 민주노총 이마트노조 부위원장은 "빅3 마트에는 노동조합이 있어서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 시키려는 꼼수에서 피해를 덜 받을 수 있었지만 50만명 마트 노동자 중에 노동조합이 없는 35만명의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실질임금이 하나도 인상되지 않았고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한 인력 감축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고 근로시간 단축으로 노동강도가 더 강해졌다"고 밝혔다.
박 부위원장은 이어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빠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재벌들이 곳간에 쌓아놓은 것들을 풀어야 한다"며 "저 같은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이 올라야 어쩌다 한 번씩 영화도 보고 외식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사용자 대표로 참석한 전국편의점가맹협회 신상우 공동대표는 "조금의 체력 조차 없는 상황에서 2~3% 올리는 것은 700만 자영업자에게 사약을 내리는 것과 같다"며 "업종별 지불능력, 지역별 경제상황, 생산강도, 노동강도 등 중요한 현설적인 문제를 빼고 논의하는 최저임금 제도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이근재 부회장은 "소상공인 업계는 올해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반복되면 작년과 같이 분노와 저항으로 나갈 것"이라며 "취약 업종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동결해야 한다.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적용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저임금위원회 노사 위원들 사이에서도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인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딸, 아들 같은 사람들의 급여를 많이 주고 싶지만 지불능력의 한계가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사회에서 이렇게 시끄럽고 주목받는 문제라면 (사업체) 규모에 따라 (최저임금을) 구분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용실의 경우만 해도 대규모 사업장이 있고 1인 사업장이 있다"며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은 좋지만 규모가 작은 사업장을 나눠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지불능력이 있는 사업장은 지불을 하고, 소규모 업체는 보호를 해줘야 한다"고 했다.
반면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 위원인 김만제 한국노총 금속노련위원장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의 임금을 얘기하는데 여기서 업종과 지역을 나누자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똑같은 일을 하는데 지역별로 임금을 차별화 한다면 누가 어려운 지역에 가서 저임금을 받고 일을 하려고 하겠느냐. 수도권으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또 "작년에도 지불능력 얘기가 있었지만 기준이 있어야 기업들이 지불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평가할 수 있지 않느냐"라면서 "이런 것들이 없는 상태에서 지불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누가 평가하고 결정할지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작년에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규모를 나누고, 지역을 나누고, 지불능력을 나누면 최저임금 제도에 대한 의미를 상실하는 측면이 있다"며 "지역별,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화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이날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공청회를 마친뒤 기자들과 만나 최저임금 차등적용 문제와 관련해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공청회 이후에 논의 필요성을 검토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앞으로 최저임금위원들과 본격적으로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저임금법 4조 1항은 '최저임금은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경영계는 이를 근거로 법을 개정하지 않고도 업종별 차등적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규모별, 지역별 차등적용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kangs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