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국적 마약조직원, 현지 경찰에 체포
호텔방 마약 제조범과 함께 범행…검거 전 출국
17만명분 필로폰, 여성 2명 통해 부산 반입 계획
호텔방 마약까지 필로폰 29만명분 국내 유통될뻔
국제 마약 조직 한국에 '눈독'…제조업자까지 파견
29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필로폰 약 5.1㎏을 국내로 밀반입하려던 말레이시아 국적 남성 A씨와 운반책 2명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 호텔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필로폰을 제조하다 우리 경찰에 붙잡힌 중국인 B씨와 같은 조직에 속한 인물로 알려졌다. 지난달까지 B씨와 함께 국내 호텔방에서 마약을 제조했고, 경찰이 B씨를 검거하기 전 말레이시아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로 돌아간 A씨는 필로폰을 직접 국내로 반입하기 위해 움직였다. 필로폰 약 5.1㎏을 지닌 여성 운반책 2명을 부산행 비행기에 태워 보낼 계획이었다. 필로폰 5.1㎏는 약 170억원에 거래되는 양으로, 17만명이 한꺼번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한국에서부터 A씨를 주시하고 있던 국정원이 관련 정보를 말레이시아 수사기관에 넘기면서 밀반입 시도가 무산됐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A씨 등이 공항으로 출발하기 직전 호텔을 급습, 이들을 검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지난달 압수한 마약과 합치면 29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약 8.7㎏의 필로폰이 국내에서 유통될 뻔한 셈이다. 경찰은 지난달 1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도심 호텔 방에서 필로폰 약 3.6㎏(12만명분)을 제조한 B씨를 붙잡았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국정원은 B씨의 호텔방 마약 제조 역시 국제 조직 소행으로 보고 있다. 경찰 역시 '윗선'을 추적 중이라고 발표했다. B씨는 필로폰 제조 때 냄새가 나지 않는 새로운 공법을 사용,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도 전날 브리핑에서 "한국은 '마약청정국'이라 할 만큼 상당히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국가였지만 최근에는 마약이 대량으로 밀반입돼 유통되다 적발되기도 했다"며 "소비시장이 커지면서 (국제 마약조직이) 한국시장 자체를 보고 들어온 것이 아닌가하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수사는 지난달 국제 마약조직이 국내에서 대량의 마약을 제조해 유통시키려고 한다는 첩보가 국정원에 입수되면서 진행됐다.
국정원은 국제 마약조직의 국내 침투 동향을 집중 추적하던 중 발견한 사안으로, 국정원의 정보제공과 경찰의 현장대응, 관세청의 승객 추적활동 등 유관기관 간 공조가 빛을 발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sympath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