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 정 장관 발언 문제삼아 사퇴 촉구
이주영 "유족에 사과 했나…국방장관 자격 없다"
황영철 "정 장관 실언… 충돌 표현은 절대 안 돼"
정경두 "뜻 잘못 전달 돼…北 눈치본 게 아니다"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서해 수호의 날을 불미스러운 남북 간 충돌이라고 했다"면서 "연평도 포격, 연평해전, 천안함 사건 유족들에게 사과 했느냐"고 질문했다.
정 장관이 "진의는 그게 아니라, 북의 도발이 확실하고 그게 아니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사과를 안 했으면 국방부 장관 자격이 없다. 사퇴하라. 이런 정신 상태를 가지고 안보를 책임지는 최고 수장, 국방부 장관이 될 수 없으니 사퇴하라"고 몰아세웠다.
이 의원은 "지난 1월 한 방송에서 '금강산과 천안함을 이해하고 넘어가자'고 말씀하셨다. 외교부 장관과 통일부 장관은 평화에 대해 얘기해도 국방부 장관은 그러면 안 된다"며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황영철 의원은 "한국당 의원으로서 당의 이름으로 국방부 장관 해임안이 발의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답변하는 과정이 일관되게 국민에게 인식될 필요가 있는데 대단히 실언하셨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충돌은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불법행위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쌍방이 같이한 행위를 얘기할 때 쓴다"면서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은 어떠한 이유로든 충돌이라고 표현하면 안 된다. 마치 쌍방 간 과실인 것처럼, 진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형태의 발언은 나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종섭 한국당 의원은 정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천안함 사건은 어뢰 폭침으로 된 것이 확인됐다. 연평도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도발했고 우리 장병이 엄청나게 희생당했다. 국방부 장관이라면 '(북한을) 절대 용서 못 한다'는 말이 입에 붙어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 장관은 "북한의 계획적인 도발, 소행이라는 것에 대해 확실한 신념을 갖고 있고 항상 밝혀왔다"며 "제 뜻이 잘 못 전달된 것에 대해 사과한다. 유념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지금 언론에서 제가 3초 정도 머뭇거린 것을 두고 북한의 눈치를 본 것이 아니냐고 하신다. 절대 눈치 본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방부 장관의 말은 안보와 관련돼서 하나하나 의미가 있다. 지난 대정부질문에서 서해 수호의 날과 관련된 질문에 '불미스러운 남북 간 충돌'이라고 했다가 바로 정정 답변을 하셨다"면서도 "어찌됐던 상당히 신중하지 못했던 표현"이라고 질책했다.
민 의원은 "서해 수호의 날 유가족을 만나 해명 겸 사과를 했다고 하니까 앞으로도 그런 부분에 대해 우려가 없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서해수호의 날'에 대해 "서해상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남북 간의 충돌들, 천안함을 포함해 여러 날짜가 있기 때문에 다 합쳐서 추모하는 날"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당은 "국방부 장관의 안보관으로 용납될 수 없는 반헌법적 인식"이라며 이틀 뒤인 22일 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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