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두 차례의 항공기 추락 사고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보잉이 사고 기종인 737 맥스 조종석에 추가 안전 경보 장치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보잉이 새로 생산하는 737 맥스 항공기에 경보등을 설치하고 모든 기존 항공기도 개조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경보 장치는 두개의 받음각(angle of attack·기체와 기류가 이루는 각도) 센서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조종사에게 신호를 보내게 된다. 이는 한 개의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맥스 737의 센서가 받음각 정보를 잘못 인식하는 것은 지난해 10월29일 발생한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항공기 추락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보잉은 737 맥스8과 맥스9 기종에 새롭게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항공기 노즈(앞부분)가 들릴 경우 기체의 움직임을 자동으로 보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센서 오작동으로 받음각(AOA)이 잘못 측정돼 MCAS가 스스로 기수를 낮추면서 항공기가 추락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0일 추락한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도 이륙 직후 라이온에어 항공기와 유사한 비행 궤적을 나타내면서 해당 기종의 센서와 자동 제어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다시 증폭됐다. 사고를 일으킨 두 대의 항공기는 모두 맥스8 기종이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맥스8과 맥스9 기종을 승인하면서 받음각 경보장치 설치를 의무화하지 않았다. FT는 조종석에 받음각 센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지는 그동안 업계의 오랜 논쟁거리였다고 전했다.
받음각 경보 장치는 항공사들이 맥스8과 맥스9 기종을 주문할 때 선택 사항으로 제공됐다. 노르웨이항공은 252대의 맥스8 항공기를 주문하면서 경보 장치를 넣지 않았다. 반면 아메리칸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은 경보 장치를 선택했다.
일각에서는 받음각 경보장치 설치 유무보다는 MCAS의 설계에 더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유럽 항공사에서 일하고 있는 전직 항공 사고 조사관은 FT에 "설계자들은 그것(MCAS)을 승인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보잉사가 이런 항공기를 만들었다는게 놀랍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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