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하 '나경원 비판'에 한국당 "들을 필요 없다"며 퇴장
野, 북미회담 결렬 고리로 이낙연 총리 몰아세우며 공세
강효상 "이 총리, 고장난 레코드 같은 발언 그만" 비난
이낙연 "고장 난 레코드 왜 세워뒀느냐" 적극 응수
【서울=뉴시스】한주홍 기자 = 대정부질문 둘째 날인 20일 국회는 이낙연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부장관·조명균 통일부 장관·정경두 국방장관 등을 대상으로 외교·안보·통일 분야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 회담에 그친 것을 두고 야당의 거친 공세가 예상됐지만 눈에 띄는 공방은 없었다. 한국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거세게 몰아붙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한 방' 대신 잽만 날리다 끝났다는 평가다.
이날 본회의는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의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로 시작했다. 윤 원내대표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비판하자 한국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를 향해 "민심 그대로의 국회를 만들자고 했더니 소위 제1야당의 원내대표께서 선거제도가 개혁되면 정의당이 원내 교섭단체가 된다며 선거제도 개혁을 반대한다고 이야기했다"며 "나 원내대표에게 묻는다. 정말 이 말이 사실이냐"고 묻자 한국당 의원들은 술렁였다.
윤 원내대표가 한국당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발언을 이어가자 한국당 의원들은 "뭐라는 거야" "내려와" "에이 나가나가"라며 반발하기 시작했다.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나서 "저런 이야기 들을 것 없다"고 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하나둘씩 본회의장을 빠져나갔고 이내 한국당 쪽 의석은 텅 비었다.
예기치 않은 행동에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듣고 나가라. 싫은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이철희 의원은 "왜 나가느냐. 듣고 나가라. 자리에 앉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의원들은 북한의 비핵화에 의구심을 표하며 정부의 대북 정책을 주로 지적했다. 하지만 새로운 내용이나 커다란 '한 방'은 없어 공방이 거세지진 않았다. 한국당 의원들은 대정부질문 내내 20여명 정도만 자리를 지켰다.
외교 전문가로 꼽히는 윤상현 한국당 의원의 공세에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웅성거리기도 했다. 윤 의원이 "북한은 이중국가다. 창고에 있는 물건가 쇼윈도에 전시해놓은 물건이 다르다"며 "북한의 영변핵시설 (폐기는) 완전한 사기극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 사기 거래의 보증인이다"라고 이 총리를 몰아세웠다.
유기준 한국당 의원이 "금수품에 해당돼 북한에 수입할 수 없는 벤츠차가 (북한) 관용차로 이용되는 것을 알면서 왜 문재인 대통령을 거기에 타게 했느냐"고 지적한 데도 민주당 의원들은 유 의원에 야유를 보내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야당의 비판에 대응하는 국무위원들에게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정경두 국방장관이 "북한의 활동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 당국이 모두 파악하고 있고 저희 나름대로 항상 완벽하게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자 국회 국방위원장인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장관 잘한다"고 했고, 같은 당 송영길 의원도 "잘했어! 국방장관 잘해!"라고 호응했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도 목소리를 높여 눈길을 끌었다. 백승주 한국당 의원이 강경화 장관을 향해 "사퇴할 생각이 없느냐"고 하자 이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사퇴하세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또 백 의원이 "(천안함 사건 등이) 남북 간 도발이냐 충돌이냐"고 묻자 정경두 장관이 "북한 도발로 인한 충돌"이라고 답한 데 대해 이 의원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정부질문 말미에는 대여 공격수인 강효상 한국당 의원이 출격해 일부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강 의원은 이 총리에게 "고장 난 레코드 같은 답변을 그만하라"고 말했고 이 총리는 이에 "고장 난 레코드를 여기 세운 이유는 무엇이냐"고 응수했다.
강 의원이 "새로운 말을 듣고 싶어서 그렇다"고 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반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은재 의원은 "듣기 싫으면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고 이주영 국회부의장이 나서서 "경청해 달라"고 중재에 나섰다.
강 의원은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모두 입을 다물어야 한다"고 공세를 이어가자 민주당 의원들은 "끝났지 않느냐"며 반발했다.
한편 대정부질문은 21일 경제분야, 22일 교육·사회·문화 분야만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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