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 놓여
가족 제외하면 만날 수 없는 상황
낮 동안 자택 앞 조용…밤 되자 소란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인 이 전 대통령은 집으로 들어간 뒤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394일 만에 집으로 돌아온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1시 현재 아들 시형씨 등 가족과의 저녁 식사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하 1층, 지상 3층인 자택의 방 두어 곳에만 불이 켜진 상태다.
낮 동안 조용했던 이 전 대통령의 자택 앞은 밤이 되자 큰 소리로 비난하는 시민들로 소란스러웠다.
오후 9시께 유튜브 채널 '21세기 조선의열단'을 운영 중인 김모씨가 집 앞에서 "비리투성이인 이명박이 어디서 보석으로 나왔느냐. 다시 감방으로 돌아가라"며 항의하다가 돌아갔다.
오후 9시9분께 중년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은 "이 X 나와라. 화가 나서 집에 못 가겠다"고 소리쳤다.
경찰이 차량을 이동하라고 요청하자 이 남성은 "저런 XX가 감옥에 가면 이동하겠다"고 답한 뒤 차문과 차창을 닫고 움직이지 않았다.
이어 "이명박 (감옥으로) 돌아가라"고 외친 뒤 현장을 떠났다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 "이명박 나와라"고 수차례 고성을 질렀다.
이 남성은 인근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제지하자 발걸음을 돌렸다.
이후 시민 3~4명이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내지르다가 사라졌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 석방 후 주거지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으로 제한됐다.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배우자 및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 변호인뿐이다. 이외의 인물과는 이메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포함한 통신도 해선 안 된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46분께 검정 제네시스 차를 타고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출발해 약 24분 만에 논현동 집에 도착했다. 구속된 지 349일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의 지지·반대 세력이 충돌하는 사태에 대비해 180여명의 경비병력이 현장에 투입됐지만 돌발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취재진 수십명이 몰렸을 뿐 지지자는 2~3명만이 간간이 집 앞을 서성였다.
경찰은 이 전 대통령의 귀가 직후 경비병력 대부분을 철수하고 평상시와 같은 수준의 인원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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