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본부장 남편은 정태옥 의원…사표 고민
文, 중립 인사 주문…전문 역량 인정 받아 승진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표를 낼 생각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홍보수석비서실에서 외신대변인으로 일한 이력, 남편이 한국당 의원이라는 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유 본부장 승진 인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정 의원이 야당 의원인 점이 언급됐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개의치 않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남편과 부인은 별도의 독립된 인격체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립적인 인사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 본부장 승진을 두고 그가 그만큼 통상 분야에 있어서는 전문 역량을 안팎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산업부 역사상 여성이 차관급 공무원에 오른 건 처음이어서 '유리 천장'을 부쉈다는 이야기도 뒤따른다.
그간 유 본부장 사례처럼 뛰어난 역량을 보였던 인사 중에는 배우자의 정치적 위치 등이 거론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개인의 역량과 무관하게 공직을 내려놓는 사례도 있었다.
민유숙 대법관의 경우에도 2017년 인사청문회 때 배우자인 문병호 전 민주당 의원(당시 국민의당 최고위원) 이야기가 언급됐다. 송기석 당시 국민의당 의원은 "후보자 남편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 대통령이 속한 정당에 많은 비난을 했다"며 "임명 동의안을 대통령이 보낸 것을 보면 정치적 대립이 있지만 후보자 역량으로 임명 절차가 이뤄진 것으로 본다"고 옹호하기도 했다.
민일영 전 대법관은 2009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아내인 박선영 당시 자유선진당 의원 관련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에 민 전 대법관은 "설사 집사람이 정치인이더라도 영향을 받으면 절대 안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 한국 최초 여성 변호사인 이태영 박사(1914년~1998년)는 배우자인 정일형 전 의원(1904년~1982년)이 당시 야당 의원이라는 이유로 판사에 임용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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